2월에도 마통 매일 2000개씩 급증…막히기 전에 뚫어놓자 ‘가수요’

  • 뉴스1
  • 입력 2021년 2월 7일 07시 27분


서울 시내 한 은행의 대출창구. 2021.1.18/뉴스1 © News1
서울 시내 한 은행의 대출창구. 2021.1.18/뉴스1 © News1
2월들어서도 5대 은행에서 마이너스통장(마통)이 매일 평균 2000개 넘게 새로 만들어졌다. 빚투(빚내서 투자)‘ 수요가 몰린 데다 금융당국이 오는 3월 발표하는 가계대출 관리 선진화 방안이 나오기 전에 미리 마통을 뚫어놓으려는 수요가 더해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7일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에 따르면 지난 1~4일 새로 만들어진 마통은 9298개로 집계됐다. 이달 들어 매일 2325개꼴로 마통이 발급된 셈이다.

지난해말 일일 1000건 수준에서 올해 들어 2000건으로 급증한 후 여전히 꺾일 줄 모르고 있다. 지난달에는 5대 은행에서 총 4만5683개, 일 평균 2284개의 마통이 새로 발급됐다.

이는 국내 증시가 코스피3000 시대를 열며 달아오르자 ‘빚투(빚내서 투자)에 나선 이들이 늘어났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오는 3월로 예고된 금융위원회의 가계부채 관리 선진화방안도 한몫을 하고 있다. 금융위는 현행 금융기관별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관리 방식을 차주 단위별 상환능력 심사로 전환해 40%로 맞추겠다고 밝힌 상태다. DSR은 모든 금융권에서 빌린 대출의 원리금 상환액(연간)을 연 소득으로 나눈 비율로 차주의 상환능력을 보여주는 지표다.

여기에 금융위는 일정 금액을 넘는 고액 신용대출에 대해 원금을 나눠 갚도록 하는 방식도 도입하기로 한 상태다. 마통에는 분할상환 의무화를 적용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대출 규제에 대한 불안감으로 마통부터 우선 만들어 두려는 가수요가 생겼다. 한 은행 관계자는 “주식투자나 부동산투자에 관심만 있는 사람들조차도 앞으로 대출 길이 막힐 수 있으니 미리 마통을 뚫어놔서 나쁠 건 없다라는 생각하는 가수요가 분명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꾸준한 마통 신규 개설에도 비해 잔액은 외려 줄어들고 있다. 4일 기준 마통 대출 잔액(사용액)은 지난달 29일에 비해 527억원 감소했다. 마통 개설은 해놨지만 실제 대출금을 꺼내 쓰는 수요는 줄었단 얘기다.

신규 마통 개설이 가수요에 기반한 데다가 은행권이 한도를 잇달아 줄인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금감원이 지난달 중순 마통 개설 급증세에 대한 우려를 표하자 신한은행이 한도를 1억원에서 5000만원으로 줄였고 우리은행, 카카오뱅크, Sh수협은행, 케이뱅크 등도 비슷한 조치에 나선 상태다.

금융당국의 강도 높은 관리의 효과는 신용대출 증가 폭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지난달 4일 기준 신용대출 잔액은 135조3397억원으로 지난달 29일(135조2273억원)에 비해 1124억원 늘어나는데 그쳤다. 지난달 월간 증가액이 1조5792억원인 것을 고려하면 증가 폭이 대폭 축소된 모습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마이너스통장 개설 수나 잔액 등을 종합적으로 봤을 때 아직은 추가적인 대책을 고민해야 할 시점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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