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지폐수명 늘어…5만원권 14년6개월 산다

현금 이용 줄면서 지폐수명 길어지는 추세
5만원권 유통수명 174개월 '최장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지폐의 유통수명이 길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로 현금을 안 쓰는 추세가 번진 가운데 경제 불확실성에 대비해 현금을 비축해두려는 수요까지 늘어난 영향이다. 유통수명이 가장 긴 화폐는 5만원권으로 조사됐다.

7일 한국은행의 ‘2020년 은행권 유통수명 추정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은행권 수명은 1년 전보다 평균 3~12개월 가량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5만원권이 174개월(14년6개월)로 가장 길었다. 1년 전보다 수명이 12개월 더 증가한 것이다. 1만원권은 130개월(10년10개월)로 전년대비 3개월 늘었고, 5000원권과 1000원권은 각 60개월(5년)로 11개월, 7개월씩 증가했다.

은행권 유통수명은 신권이 발행된 시점부터 손상으로 이용이 어려워져 환수될 때까지 경과된 기간을 나타낸다. 지폐 유통수명은 은행권 용지 자체의 내구성, 화폐 사용습관, 사용 빈도에 따라 결정되는데 액면가가 낮을수록 짧아지는 특징을 보였다. 물품이나 서비스를 이용할 때 거스름돈 용도로 1000원권, 5000원권 등 소액권이 더 빈번하게 사용되기 때문이다.

신용카드 이용이나 간편결제 확산 등으로 지폐를 꺼내 쓸 일도 드물어지다보니 은행권 유통수명은 매년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 특히 지난해에는 코로나19 확산으로 비대면 거래 등이 늘어나면서 지폐수명 연장에 영향을 줬다.

주요국과 비교했을 때 우리나라 소액권의 수명은 긴 편이고, 고액권의 수명은 중간 수준으로 나타났다. 1000원권의 유통수명은 유로존 5유로(19개월), 영국 5파운드(23개월), 일본 1000엔(18개월) 등보다 길었다. 최고 액면인 5만원권의 수명은 일본 1만엔(54개월)보다는 길었지만 미국 100달러(275개월), 영국 50파운드(492개월), 호주 100달러(330개월) 등보다는 짧았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