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주력 게임 ‘리니지 시리즈’에 힘입어 연매출 2조 원을 돌파한 엔씨소프트가 올해에도 대형 신작게임 출시를 연이어 예고하고 있다. 꼼꼼한 업데이트로 차별화해 왔던 데서 과감한 전략을 강화하는 모습이다. 해외 진출과 신작 출시, 콘솔 시장 도전 등으로 연매출 3조 원에 도전하는 ‘퀀텀점프’를 달성할지 주목받고 있다.
○ ‘기술에 대한 집착’…계속되는 리니지 신화
엔씨는 지난해 전년 대비 42% 증가한 2조4162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고 7일 밝혔다. 연매출 2조 원을 넘어선 것은 1997년 창사 이래 처음이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8248억 원으로 전년(4790억 원) 대비 72.2% 뛰었다. 전체 매출 중 70%를 리니지 시리즈의 모바일 버전이 차지했다.
리니지는 수년간 엔씨의 핵심 지식재산(IP)이었다. 2017년 선보인 리니지M은 줄곧 구글플레이 게임 분야 매출 1위를 기록했다. 현재는 리니지M과 2019년 말 선보인 리니지2M이 각각 1, 2위를 차지하고 있다. 업계에서 “리니지의 적은 리니지밖에 없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
변화가 빠른 게임시장에서 리니지가 꾸준히 성공 가도를 달린 비결에는 완벽성을 추구하는 엔씨만의 개발 방식이 있다. 엔씨는 게임 발표 이후 주기적으로 진행되는 업데이트에 새 게임을 만들 만큼의 노력을 기울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엔씨는 인공지능(AI) 등 기술을 도입해 리니지 게임을 모바일과 PC를 오가며 이용할 수 있는 ‘퍼플’ 프로그램을 내놓기도 했다. 김택진 엔씨 대표는 리니지2M을 선보일 때 “기술적으로 따라 하기 힘든 게임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고 했다.
○ ‘글로벌+신작’, 투 트랙으로 퀀텀점프
업계에서는 엔씨가 리니지 IP와 국내 시장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었다. 신중함 때문에 신작 출시가 뜸했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올해 들어 연초부터 대형 신작게임 출시를 예고했다. 해외 진출도 선언하며 시장 공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엔씨는 8일과 9일 모바일 기반의 ‘프로야구 H3’와 ‘블레이드&소울2’의 사전예약을 각각 시작한다. 모바일 게임 ‘트릭스터M’은 정식 출시에 앞서 이미 사전예약을 받고 있다. 이장욱 엔씨 IR실장은 “사전예약이 기대했던 수치를 넘어섰고, 성별 연령별 구성을 볼 때 고객 확장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리니지2M의 해외 진출도 기대를 모은다. 대만, 일본에서 진행된 사전예약에 각각 120만, 20만 명 이상이 몰렸다. 해당 지역에서 3월 내 출시를 계획 중이다.
해외 시장에서 인기인 ‘콘솔 시장’에도 도전한다. 이 실장은 “향후 8, 9년 동안 콘솔 플랫폼에서 멀티플레이 게임에 대한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이라며 “현재 다수의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며, 2022년 정도면 여러 개의 타이틀이 빠르게 출시될 수 있다”고 했다.
엔씨는 게임 이외에 엔터테인먼트로 비즈니스를 확장하며 고객 접점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엔씨는 지난달 말 K팝 엔터테인먼트 플랫폼 ‘유니버스’를 선보였다. 엔씨 관계자는 “증강현실(AR), AI 등 엔씨가 가진 기술들이 엔터테인먼트에서도 경쟁력이 있다”며 “게임처럼 지속적으로 서비스를 개선해 차별화된 플랫폼을 구축할 계획”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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