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콘텐츠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뜨겁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스트리밍 콘텐츠 소비가 급증했고, 자연스럽게 글로벌 OTT(Over-the-Top·온라인동영상서비스)의 구독자와 매출 규모도 확대되고 있다. 선두 사업자 넷플릭스를 디즈니플러스, HBO 맥스 등이 바짝 쫓는 형국이다.
글로벌 OTT 업체들은 경쟁사와 차별화하기 위해 오리지널 및 독점 콘텐츠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주목할 점은 한국 콘텐츠의 달라진 위상이다. 한국 콘텐츠는 아시아를 넘어 중동 미국 유럽 등 전 세계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넷플릭스는 작년 초부터 각 국가에서 오늘의 톱10 콘텐츠를 공개하는데 한국 콘텐츠가 상위권에 랭크되고 있다.
넷플릭스는 2019년부터 한국 오리지널 콘텐츠를 내놓기 시작했다. 작년에 코로나19로 일부 작품의 제작 및 공개 일정이 다소 지연돼 올해는 더 많은 작품을 내놓을 것이다. 중국 대표 OTT 아이치이는 2019년 6월 글로벌 사용자를 위한 국제 버전 애플리케이션(앱)을 선보인 뒤 아시아 구독자에게 파급력 있는 한국 콘텐츠를 사들이기 시작했다. 작년부터 동시 방영 형태로 다수의 작품 판권을 구매했고 올 하반기(7∼12월) 방영 예정인 국내 제작사의 대작 판권도 확보했다. 내년 한국 서비스 론칭을 공식화한 디즈니플러스와 머지않은 시점에 서비스를 시작할 애플TV플러스 역시 한국 콘텐츠 확보에 나서는 모습이 포착되고 있다.
국내 제작사들은 물 만난 고기처럼 판을 키우고 있다. 특히 그동안 방송사 외주 제작을 주로 해온 중소 제작사들이 직접 지식재산권(IP)을 확보하는 전략을 시도하고 있다. 제작사가 IP를 보유하면 해외 수출, 부가 판권 등을 통해 추가 이익을 확보할 수 있다. 예컨대 에이스토리는 막대한 제작비를 들인 텐트폴 드라마 ‘지리산’을 tvN과 아이치이 글로벌에서 방영할 예정이다. 최근 1차 라인업으로 네 편의 작품을 공개한 키이스트도 올해 더 많은 작품의 IP를 보유해 판매 마진을 높일 것으로 보인다. 팬엔터테인먼트, NEW 등도 글로벌 OTT 업체와 협의하고 있다.
자본력 있는 글로벌 OTT 업체가 한국 콘텐츠 확보를 위한 경쟁을 벌이면서 국내 제작사들은 판매가격을 높이고, 동시에 양질의 작품을 제작할 수 있는 환경을 갖게 됐다. 올해 국내 미디어 및 콘텐츠 시장은 글로벌 플랫폼의 한국 진출과 K콘텐츠에 대한 공격적인 투자로 많은 변화가 예상된다. 콘텐츠 제작사들은 실적 개선과 밸류에이션(기업가치) 재평가 기회를 맞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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