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기 침체로 지난해 국세수입이 전년 보다 8조 원가량 줄었다. 국세수입이 역대 가장 많이 줄어든 것이다. 기업 활동이 둔화되며 법인세가 23.1% 줄었지만 주식 거래가 늘며 증권거래세는 95.8% 늘었다.
9일 기획재정부가 내놓은 ‘2020년 회계연도 총세입·총세출 마감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국세수입은 285조5462억 원으로 2019년(293조4543억 원)보다 2.7%(7조9081억 원) 감소했다. 국세수입은 2013년 이후 5년 연속 증가했다가 2019년부터 2년째 감소세다. 국세수입이 2년 연속 감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코로나19 여파에 기업들의 경제 활동이 어려워지며 법인세(55조5132억 원)가 전년(72조1743억 원) 보다 23.1%(16조6611억 원) 줄어든 점이 세수 감소에 영향을 줬다. 경제 활동이 위축되며 관세(7조585억 원)와 주세(3조84억 원)도 전년보다 각각 8236억 원, 4957억 원 줄었다.
지난해 세수 감소 폭은 역대 최대치다. 국세는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에 전년보다 2조1000억 원 감소했다. 세계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과 유로존 재정위기 때인 2013년에도 국세는 전년보다 각각 2조8000억 원, 1조1100억 원 줄었다.
반면 지난해 주식 및 부동산 열풍으로 자산 관련 세수는 급격하게 늘어났다. 지난해 증권거래세(8조7587억 원)는 전년보다 4조2854억 원(95.8%) 늘었다. 양도소득세는 23조6558억 원으로 전년(16조1011억 원) 보다 7조5547억 원(46.9%) 증가했다. 종합부동산세는 3조6006억 원으로 전년(2조6713억 원) 대비 9293억 원(34.8%) 늘었다.
한편 지난해 총세입(국세수입과 세외수입)은 465조5000억 원, 총세출은 453조8000억 원이었다. 총세입에서 총세출을 뺀 결산상 잉여금은 11조7000억 원이다. 이 가운데 2조3000억 원을 다음해로 이월하고 남은 세계잉여금은 9조4000억 원 흑자를 냈다. 잉여금 일부는 코로나19 피해 지원 등에 활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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