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모바일게임 ‘일곱 개의 대죄: 그랜드 크로스’로 북미, 유럽 시장의 벽을 넘었던 넷마블이 올해도 대형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신작을 무기로 글로벌 공략에 나선다. 자체 IP인 세븐나이츠는 물론이고 마블(미국), 지브리(일본)와의 협업을 통해 북미와 일본 시장에서도 파괴력을 보여줄지 주목된다. 이달 신사옥 입주와 함께 ‘제2의 도약’도 준비하고 있다.
○ 완성도 앞세워 해외 매출 비중 75%
2018년 이후 주춤하던 넷마블은 지난해 글로벌 흥행에 힘입어 실적 턴어라운드에 성공했다. 지난해 170개국에 글로벌 출시한 모바일게임 ‘일곱 개의 대죄: 그랜드 크로스’는 한국 게임이 흥행하기 힘든 북미, 유럽 시장에서 오랜만에 단비 같은 성과를 거뒀다. 지난해 4월 북미 앱스토어 매출 3위, 프랑스 독일 앱스토어에선 매출 1위에 올랐다.
누적 발행 부수 3000만 부를 넘긴 동명의 일본 애니메이션 IP의 유명세도 있었지만 높은 완성도를 앞세운 ‘게임 장인’ 넷마블의 노하우가 집약된 결과였다. 원작의 명장면과 대사를 그대로 옮긴 역할수행게임(RPG)에 그래픽 요소를 더하고 양방언 등 유명 음악감독의 OST, 캐릭터를 활용한 증강현실(AR) 기능까지 추가해 IP 게임의 ‘마스터피스’라는 평가를 받았다.
2000년 자본금 1억 원으로 시작한 넷마블은 게임 완성도에 공을 들이는 회사로 유명하다. 게임당 평균 2년 이상의 개발 기간을 거치고 퀄리티 향상을 위해 예정된 출시 일정을 연기하는 경우도 다반사였다. 권영식 넷마블 대표는 “다작(多作)보다 퀄리티가 높은 웰메이드 게임 개발에 집중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인기 IP를 이용한 ‘고퀄 게임’은 글로벌 흥행으로 이어졌다. 지난해 2, 3분기(4∼9월)에만 글로벌 시장에서 9931억 원의 매출을 합작하며 2개 분기 연속 ‘해외 매출 75%’ 성적표를 냈다. 지역별로는 해외 매출의 절반을 북미(38%), 유럽(12%)에서 냈다. 모바일 앱 분석 업체 앱애니에 따르면 넷마블은 지난해 구글과 애플 양대 앱마켓 합산 매출 순위에서 국내 게임사 가운데 가장 높은 8위에 랭크됐다.
○ 대형 신작 출시, 신사옥 입주…“제2의 도약”
넷마블은 지난해 자체 IP를 활용한 신작 3종을 연이어 히트시키며 “외부 IP에 의존한다”는 우려도 말끔히 씻어냈다. 3년간 개발 인원 120명, 100억 원의 제작비를 투입한 ‘A3: 스틸얼라이브’는 지난해 글로벌 출시 후 지금까지 500만 다운로드를 돌파했다. 지난해 11월 출시된 ‘세븐나이츠2’는 국내 모바일 게임 매출 3위를 기록 중이다. 같은 달 대만에 출시된 ‘마구마구2020’은 앱스토어 매출 2위에 오르는 등 멀티 히트에 성공했다.
올해도 경쟁력 있는 IP를 활용한 신작을 대거 내놓을 계획이다. 흥행을 기록한 ‘세븐나이츠’ IP를 기반으로 한 모바일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세븐나이츠 레볼루션’을 출시할 예정이다. 일본 지브리 스튜디오의 작화를 기반으로 한 ‘제2의 나라’도 대기 중이다. 2019년 지스타 공개 당시 “애니메이션 속으로 들어간 것 같다”는 호평을 받았다. 하반기에는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마블 IP를 활용한 ‘마블 퓨처 레볼루션’이 가세한다.
넷마블은 2018년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지분 투자, 지난해 코웨이 인수 등 비게임 분야로의 투자도 확대하고 있다. 올해 신사옥 이전을 계기로 정보기술(IT)과 렌털 서비스를 결합한 ‘스마트홈 구독경제 사업’을 본격화하는 등 ‘제2의 도약’을 시작한다. 창업자 방준혁 넷마블 이사회 의장이 나고 자란 서울 구로구에 4000억 원을 투자해 세운 39층짜리 G타워에 코웨이 임직원 1000명과 넷마블 임직원 3500명이 이달 안에 입주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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