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2·4 공급대책이 속도를 내는 가운데, 설 연휴 이후 서울 아파트값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오는 2025년까지 서울 32만가구, 전국 83만가구를 공급한다면 공급부족에 따른 집값불안을 잡을 수 있어서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대규모 공급계획에도 공공주도의 한계로 서울 아파트값 상승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변창흠 “저렴한 브랜드 아파트, 주변시세 잡을 것”
14일 업계와 정부 관계자 등에 따르면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 10일 ‘KBS1라디오 홍사훈의 경제쇼’에 출연한 자리에서 “공급대책의 근본적인 목적은 아파트값 안정”이라며 “저렴한 가격으로 민간건설사가 짓는 고품질의 브랜드 아파트를 지을 수 있는 만큼, 주변 시세도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설 이후에도 상·하반기 모두 서울아파트값의 경우 3~4%대 상승이 이어질 것이라고 답했다. 고준석 동국대 법무대학원 겸임교수는 “2·4 대책으로 아파트가 바로 공급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중장기적인 안정세를 가져올지는 몰라도 올해 서울 아파트값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도 “중저가 지역과 고가지역과의 갭 메우기 현상이 동반되며 전세, 매매 모두 가격 상승이 유지될 수 있다”며 “규제지역 등은 분양물량의 전매규제가 길어 신축 아파트 유통매물이 축소되고 있다는 것도 새 아파트의 희소성을 높이는 부분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당분간 수도권의 택지개발지, 새 아파트, 교통망 확충지, 정비사업지 위주로 아파트값 강세가 이어질 것이란 설명이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개발 가능성이 없거나 공공이 참여해도 사업성이 덜 나오는 지역들은 가격 조정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반면 공공이 참여하지 않고도 충분히 사업성을 낼 수 있는 단지들이나 재개발 구역은 희소성이 높은 곳이기 때문에 상승 여지가 높다”고 덧붙였다.
◇“민간공급 기능 인정해야…재건축 연한 폐지 등 도입 필요”
특히 전문가들은 2·4 대책의 한계와 보완책으로 민간공급의 수용 여부를 꼽았다.
송승현 대표는 “이번 대책은 부동산 시장의 안정이나 건설 산업을 위해서는 필요한 방향이고 시장의 의견을 반영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면서도 “부동산 정책에 대한 누적된 불신을 잠재우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신규 아파트와 대기 수요, 높은 청약 경쟁률 등을 고려하면 한계가 있는 공공에 의존하기보다 민간의 참여도 함께 유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함영진 랩장도 “이번 대책이 정비사업 전반을 포괄하는 규제완화가 아닌 공공참여사업 위주의 인센티브에 선별 집중된 데다 부동산 공급 특성상 착공에서 완공까지 시간적 간극이 불가피해 집값 상승폭을 둔화시키는 정도로 효과가 제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송인호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전략연구부장은 민간재건축을 묶어두고 공공 정비사업만 추진한다면 반쪽 공급신호에만 머물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를테면 재건축단지 연한을 풀어 노후화된 아파트단지는 언제든 신규 아파트 공급지로 전환될 수 있다는 신호만 줘도 당장 집값을 안정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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