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외국계 은행에도 국내 은행과 마찬가지로 순이익의 20% 이내로 배당을 자제하라고 권고했다. 통상 외국계 은행들은 외국인 주주를 대상으로 국내 은행보다 배당을 많이 해와 당국의 권고를 받아들여야 할지 고심하고 있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말 한국씨티은행, SC제일은행 등 외국계 은행에 공문을 보내 6월 말까지 배당성향(순이익에서 배당금이 차지하는 비중)을 20% 이내로 낮출 것을 권고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장기화에 대비해 은행들이 배당을 줄여 자본 여력을 확충할 필요가 있다고 본 것이다. 금융당국은 지난달 말 국내 5대 금융그룹에도 배당 자제를 권고해 KB·하나금융 등이 배당성향을 20%로 낮췄다.
한국씨티은행과 SC제일은행은 3월 이사회와 주주총회를 통해 당국의 권고를 수용할지 결정할 방침이다. 2017, 2018년 한국씨티은행의 배당성향은 35%대, SC제일은행은 45∼50%대로 국내 시중은행보다 높았다. 외국인 주주들에게 이 같은 고배당을 할 때마다 ‘국부 유출’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금융권 관계자는 “당국의 권고를 따르면 외국계 은행이 배당액을 대폭 줄여야 한다”며 “당국과 외국계 주주 사이에서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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