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베뉴가 중·대형 SUV의 가파른 상승세에도 1만대 이상 판매를 올리며 존재감을 보이고 있다.
16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 내수통계에 따르면, 현대·기아·르노삼성·쌍용자동차·한국GM 국내 완성차 5개사의 2020년 SUV 판매량은 61만5983대로 2019년 53만4414대보다 8만1569대 증가했다.
크기별로는 대형(2.0L 이상) 22만344대, 중형(1.6L 이상~2.0L 미만) 10만9423대, 소형(1.6L 미만)은 28만5945대가 판매됐다. 특히 대형 SUV의 경우에는 2019년 10만4746대보다 두배 가까이 많이 판매되면서 흥행을 주도했다.
소형은 2019년(22만5174대)보다 6만771대 증가한 반면 중형은 2019년(20만3897대)보다 9만4474대가 줄었다. 최근 준중형급 이상에서 신차가 출시되면서 이전 모델보다 커지고, 차박(차에서 숙박 해결) 등 레저 활동에 대한 선호가 높아지면서 중형에 대한 수요가 대형으로 옮겨간 것으로 풀이된다.
대형 SUV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소형 SUV 시장도 꾸준함이 돋보인다. 지난해 소형 SUV는 기아 셀토스(4만9481대)가 가장 많이 판매됐다. 그 다음으로는 르노삼성 XM3(3만4091대), 현대 코나(3만1902대), 기아 니로(2만1239대), 한국GM 트레일블레이저(2만887대) 등이다.
셀토스 등과 같은 판매량을 올리지는 못했지만 현대 베뉴의 조용한 성장세도 눈에 띈다.
베뉴는 팰리세이드, 싼타페, 넥쏘, 투싼, 코나 등 현대차 SUV 패밀리의 막내다. 첫선을 보인 2019년에는 1만6867대의 판매고를 올렸다. 지난해에는 859대 증가한 1만7726대를 판매했다. 무엇보다 소형 SUV의 선두주자인 티볼리가 2019년 9431대에서 지난해 6135대로 판매가 하락한 상황에서 베뉴의 1만대 이상 판매는 주목할 만하다.
길이가 4040mm인 베뉴는 경쟁 차량인 셀토스(4375mm), XM3(4570mm), 티볼리(4225mm), 트랙스(4255mm), 트레일블레이저(4410~4425mm)보다 눈에 띄게 작은 차다. 소위 ‘큰 게 통한다’는 SUV의 대세를 거스른다.
베뉴의 조용한 성장은 밀레니얼 세대(1980년대 초부터 2000년대 초 사이에 출생한 세대)를 겨냥한 현대차의 전략이 통했다는 평가다. 밀레니얼 세대는 현실적이고, 개인적인 가치관을 가졌다.
베뉴는 소위 1인 라이프스타일에 최적화된 차다. 1.6 가솔린 엔진에 스마트스트림 IVT(무단변속기)를 결합한 차세대 파워트레인을 얹어 동급 최고 수준의 연비(13.3~13.7km/ℓ)와 성능을 갖추고 있고, 가격 면에서도 1662만원~2148만원으로 경쟁력이 있다는 평가다.
이와 함께 전방 충돌 방지 보조, 차로 이탈 방지 보조, 운전자 주의 경고, 하이빔 보조 등 안전사양도 갖추고 있다. 또 적외선 무릎 워머, 반려동물 패키지, 오토캠핑용 공기주입식 에어 카텐, 스마트폰 사물인터넷(IoT) 패키지, 프리미엄 스피커 등 고객 개인의 성향을 충족하기 위한 다양한 커스터마이징 상품(일종의 맞춤 제작 서비스)도 갖추고 있다.
2021 베뉴에서는 스마트 트림(기본 트림)에 고객 선호 사양인 인조가죽시트, 앞좌석 열선시트, 전동접이, 아웃사이드 미러(LED 방향지시등 포함), 스마트스트림 IVT(무단변속기)을 기본화하고, 내비게이션 무선 업데이트 기능(OTA)과 8인치 디스플레이 오디오 무선 커넥티비티 기능을 새롭게 추가해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강화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지난해 (현대차를 포함해) 다른 브랜드에서도 쟁쟁한 SUV 모델이 많았다”며 “레저활동이나 여가생활이 증가하는 추세인데 (베뉴 정도의) 소형급이 없었다. 올해 예상은 힘들지만 합리적인 선택지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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