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포스코, ‘수소 사업’ 협력 손잡았다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2월 16일 17시 45분


현대자동차그룹과 포스코그룹이 수소전기차와 수소연료전지 발전사업 등 수소 사업에서 다양하게 협력하기로 했다.

과거 자동차용 철강 공급을 놓고 갈등을 빚었던 재계 2위-6위 기업이 신사업을 위해 손을 맞잡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두 기업의 협력은 친환경적으로 생산한 수소를 대량으로 확보하고 적재적소에 활용하는 방안을 구축한다는 점에서 양사 모두 ‘윈-윈’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 수소차 공급으로 시작해 해외 공동진출까지


현대차그룹과 포스코그룹은 16일 경북 포항시 포스코 청송대에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이 직접 참석한 가운데 ‘수소 사업 협력에 관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두 회사는 “지속 가능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는 수소 생태계 구축을 통한 탄소중립 달성이 필요하다는 데 뜻을 같이하고 협력할 수 있는 분야를 모색해 온 끝에 이날 협약을 체결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협약에 따라 포스코는 포항·광양제철소에서 운영 중인 트럭 등 차량 1500대를 단계적으로 현대차 수소전기차로 전환하기로 했다. 현대차는 철강 물류 특성을 고려해 수소 상용 트럭 등을 개발하고 포스코는 제철소에서 생산되는 부생수소를 수소 트럭의 에너지원으로 사용할 계획이다. 두 회사는 제철소 내 수소 트럭용 수소충전소 구축에도 협력하기로 했다.

포스코그룹은 암모니아를 활용한 그린수소 제조 기술을 개발하고, 현대차그룹은 포스코그룹의 그린수소를 사용하는 연료전지 발전사업을 추진한다. 그린수소 생산·이용 관련 기술 개발, 수소전기차에 적용 가능한 차세대 소재 개발 등 수소에너지 활용 확대를 위한 공동 연구 개발에도 양사는 힘을 모으기로 했다.

이와 함께 공동으로 해외에서 진행되는 그린수소 생산 프로젝트 기술 개발 사업에 참여하는 등 해외에서의 수소 관련 사업 기회도 적극 모색하기로 했다. 현대차는 해당 국가와 인근 지역 수소전기차 등 수요도 발굴한다. 그린수소는 화석연료가 아니라 친환경 에너지를 기반으로 생산한 수소를 말한다.

● ‘그린수소’ 기반 수소 생태계 구축에서 최적의 파트너


재계에서는 두 회사 협력이 단순히 서로 수소와 수소차를 공급해 활용하는 수준을 뛰어넘을 것으로 보고 있다. 수소를 이용하는 분야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가진 현대차그룹과 에너지 자원 개발에서 축적된 경험을 바탕으로 수소사업을 펼치겠다고 선언한 포스코와 손을 잡았다는 점 때문이다.

세계 최초로 수소전기차를 상용화한 현대차그룹은 2030년까지 수소전기차 50만 대, 수소연료전지 시스템 70만 기를 생산하는 것이 목표다. 수소가 산소와 반응해 전기를 만들어내는 수소연료전지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갖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포스코그룹은 지난해 12월 ‘수소경제를 견인하는 그린수소 선도기업’이라는 비전 아래 2050년까지 수소 생산 500만t 체제를 구축하고 수소 사업에서 매출 30조 원을 달성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자원 개발, 에너지 개발 등에서 쌓아온 경쟁력을 기반으로 수소 생산 분야에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것이다. 포스코는 장기적으로 온실가스 배출 없이 쇳물을 생산하는 수소환원 제철을 위해서도 대량의 수소가 필요한 상황이다.

최 회장은 이날 “포스코그룹이 수소를 생산, 공급하고 현대차그룹이 이를 활용하는 관점에서 다양한 협력 기회를 찾아 수소 경제 이니셔티브를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수소경제로의 패러다임 전환은 전 산업 분야와 모든 기업이 당면한 과제이자 지속가능한 미래 구현을 위한 필수적인 요소”라며 “포스코그룹과의 협력을 통해 실질적인 성과를 도출해 강건한 수소 산업생태계 조성에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변종국 기자 bj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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