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장박스 겉면에 한국어를 적어두는 수법 등으로 중국산 과일이 한국산으로 둔갑한 채로 동남아 시장에서 판매되는 사례가 빈발하고 있다.
18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최근 태국 딸랏타이에서 포장박스에 ‘달콤한 감’이라고 적힌 중국산 감이 판매되고 있다. 상자 윗면에는 ‘달콤한 코카 영양이 풍부하다’라는 의미를 알 수 없는 한국어 문장이 있었다.
베트남 호치민의 안남마켓 재래시장에서도 ‘한국 배’라고 적힌 중국산 배가 버젓이 유통되고 있었다. 마찬가지로 상자 윗면엔 ‘황금배 수츨기지’라는 뜻을 이해할 수 없는 문장이 적혀있었다.
이는 동남아 시장에서 한국산 식품의 인기가 높은 점을 노린 ‘꼼수’다. 문제는 한국산인 척 포장하면서도 작은 글씨로 ‘메이드 인 차이나’ 등 원산지 표기를 해둔다는 점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엄밀히 말하면 원산지 표기를 속인 게 아니기 때문에 법적인 문제를 찾기 어렵다는 게 현지 당국의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산 식품 이미지 저하가 우려되는 만큼, 농식품부는 대책을 추진 중이다. 우선 태국과 베트남 등 주요 시장 중심으로 현지 유력 방송·식품전문지·SNS 등을 통해 오인 표기 사례와 한국산 구별법을 홍보하기로 했다.
또 대형마트 등 오프라인 매장에선 진열대에 태극기·공동브랜드 상표를 부착하거나 QR코드를 비치할 계획이다. 레시피 홍보 중심인 QR코드에는 한국산 확인 기능을 추가해 해외 소비자들의 원산지 확인을 돕는다.
소비자가 다양한 상품군 속에서도 한국산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도록 통일감 있는 스티커나 띠지 디자인도 개발해 부착하기로 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QR코드가 포함돼 위조가 어려운 홀로그램 방식 등 식별마크도 제작해 부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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