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민 김봉진 “재산 절반 5000억 기부”

‘더 기빙 플레지’ 명단 첫 한국인
“교육 불평등 문제 해결 등 구상”

배달 애플리케이션(앱) 배달의민족을 창업한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의장(사진·45)이 재산의 절반인 5000억 원 이상을 기부한다.

우아한형제들은 18일 김 의장이 ‘더 기빙 플레지’의 219번째 기부 선언자로 등록됐다고 밝혔다. 더 기빙 플레지는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과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부부가 2010년 설립한 글로벌 자선단체. 10억 달러(약 1조1000억 원)가 넘는 자산을 보유해야 가입 대상이 되며, 재산 절반 이상을 기부한다고 약속해야 한다. 현재 24개국 218명이 참여하고 있으며,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등도 이름을 올리고 있다.

김 의장은 이 단체 기부자 명단에 이름을 올린 첫 번째 한국인이다. 김 의장의 자산은 배달의민족을 독일 딜리버리히어로(DH)에 매각하면서 받은 DH 주식 등 1조 원대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기부 선언은 법적 구속력은 없다. 김 의장의 구체적인 기부 일정과 규모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더 기빙 플레지는 홈페이지에 김 의장 부부의 사진과 함께 영문, 국문 서약서를 공개했다. 김 의장은 서약서에서 “아주 작은 섬에서 태어나 고등학교 때는 손님들이 쓰던 식당 방에서 잠을 잘 정도로 넉넉하지 못했던 가정형편에, 어렵게 예술대학을 나온 제가 이만큼 이룬 것은 신의 축복과 운이 좋았다는 것으로밖에는 설명하기가 어렵다”고 밝혔다. 또 “교육 불평등에 관한 문제 해결, 문화 예술에 대한 지원, 자선단체들이 더욱 그 일을 잘할 수 있도록 돕는 조직을 만드는 것을 차근차근 구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의장은 그동안 사랑의열매에 71억 원을 기부하는 등 최근까지 100억 원 넘게 기부했다. 역대 개인 기부액 중 가장 많다.

이건혁 기자 g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