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이 당초 이달 말로 예정돼 있던 쌍용자동차 회생 개시 시점을 유예키로 했다. 이에 따라 쌍용차는 다음달 중순까지 ‘P플랜(사전회생계획·Pre-packaged Plan)’ 돌입을 위해 KDB산업은행과 잠재적 투자자 HAAH오토모티브를 설득할 방침이다.
26일 쌍용차 관계자에 따르면 쌍용차는 25일 법원으로부터 “자율 구조조정 지원(ARS) 기간 연장과 관련해 법원은 이해관계자 간의 협의가 지속되고 있는 한 회생절차 개시 결정을 보류한다”는 질의 회신을 받았다.
쌍용차 관계자는 이에 대해 “이해관계자간 협의를 통한 P플랜(사전계획안) 제출시간을 보장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쌍용차는 지난해 12월21일 서울 회생법원에 회생절차개시 신청서와 회생절차개시 여부 보류결정 신청서(ARS 프로그램)를 접수했으며, 법원은 이를 받아들여 2월 말까지 회생 개시 기간을 연장했다.
이후 대주주 마힌드라와 HAAH오토모티브, 산은, 쌍용차가 참여하는 4자 협상이 사실상 좌초됐고, 쌍용차는 마지막 수단으로 ‘P플랜’(사전회생계획·Pre-packaged Plan)을 추진해왔다.
P플랜은 워크아웃의 신규자금 지원 기능과 법정관리의 채무조정 기능을 합친 제도다. 채권단 신규자금 지원을 전제로 3개월 정도의 단기 법정관리를 거치며, 법원주도로 신속한 채무조정을 할 수 있다. P플랜 가동을 위해서는 채무자 부채의 절반 이상에 해당하는 채권을 가진 채권자 또는 채권자의 동의를 얻은 채무자가 회생절차 개시 전 사전계획안을 제출해야 한다. 쌍용차의 경우 HAAH오토모티브의 투자 계획과 산은의 동의가 필수적이다.
쌍용차는 당초 이달 마지막 영업일인 26일까지 법원에 P플랜을 신청할 예정이었지만 이해관계자간 협상이 진척되지 않으며 법원에 회생 개시 시점 유예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HAAH오토모티브는 자신들이 쌍용차에 2억5000만 달러(약 2800억원)를 투자하는 조건으로 산은이 같은 규모의 금액을 지원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고, 산은은 이에 대해 유보적 입장을 보이고 있다.
대주주 인도 마힌드라의 동의도 쉽지 않다. 쌍용차는 P플랜을 위해 마힌드라로부터 지분·채권 삭감 동의를 받아야 한다. 하지만 인도중앙은행의 최종 승인이 내려지지 않아 진행이 느려지고 있다.
쌍용차는 마힌드라로부터 지분·채권 삭감 동의를 받은 후 HAAH오토모티브와 투자계약을 맺고, 회생계획안을 공개 전체 채권자에게 동의 받을 계획이다.
쌍용차 관계자는 “3월 초중순까지 법원에 P플랜 계획안을 제출하는 것을 목표로 잠재적 투자자와 채권단의 동의를 얻는 절차를 추진 중”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해관계자간 협의가 길어지며 쌍용차는 심각한 경영난을 겪고 있다.
일부 부품업체들이 납품을 거부하며 평택공장은 이달 중 3영업일간 평택공장을 가동하는데 그쳤다. 쌍용차 공장이 멈춰서며 350개 협력업체 역시 연쇄적으로 부도 위기에 내몰리고 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