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가 우리 경제의 복병으로 등장했다. 코로나19 백신 보급으로 전 세계 경기 회복 기대감이 커지는 와중에 해외에서 변이 바이러스가 빠르게 퍼지면서 재유행 경고음이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변이 바이러스가 우리나라를 포함해 전 세계 경기 회복의 발목을 잡을 최대 리스크로 떠오르는 양상이다.
29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이후 현재까지 국내에서 확인된 변이 바이러스 누적 감염자는 142명이다. 이중 영국 변이 감염자가 122명으로 가장 많고 남아공 변이 14명, 브라질 변이 6명 순이다.
방역 당국은 변이 바이러스 확산세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변이 바이러스 전파력이 기본 바이러스 대비 최대 70% 강한데다, 현재로선 코로나19 백신 효능에 미치는 영향을 정확히 진단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현재의 3차 대유행이 재확산할 수 있다는 경고를 내놓는다.
전 세계 주요국에서도 변이 바이러스 확산 우려는 커지고 있다. 지난해 12월 전 세계에서 가장 처음으로 백신 접종을 시작한 영국 정부는 최근 단계적인 봉쇄 완화 조치 계획을 발표했지만 여전히 변이 확산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다.
이와 관련해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5일(현지시간) “코로나 변이 바이러스는 현재 70개 이상의 국가와 미국 40개주(州)에서 확인됐다”며 “영국은 전염성이 더욱 높고 치명적일 수 있는 코로나 변이 바이러스가 지역 사회에서 어떻게 확산되는지에 대한 시험장이 됐다”고 했다.
미국 역시 뉴욕을 중심으로 변이 바이러스가 빠른 속도로 퍼지면서 3월 재확산 경고가 잇따르고 있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각) “코로나19 확산에 대한 긴장을 풀 때가 아니다”라며 “새로운 변이들이 출현함에 따라 코로나19 감염 사례와 입원이 다시 증가할 수 있다”고 했다.
당초 백신 보급으로 코로나19 상황이 연말까지 진정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변이가 확산되면 집단면역에 언제 도달할지 가늠하기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 소장은 21일(현지시간) “가을과 겨울로 접어들면서 연말까지 정상 상태에 근접할 것이라는 데 전적으로 동의한다”면서도 “내년에도 마스크를 착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우리나라 경제에도 변이 바이러스가 큰 변수가 될 전망이다. 최근 다소 진정된 코로나19 확산세가 다시 거세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경우 가뜩이나 어려운 내수시장 회복이 더 늦춰질 수 밖에 없다.
앞서 한국은행은 지난 25일 발표한 ‘2021년 2월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중후반 이후 우리나라를 포함한 전세계 코로나19 확산이 진정되는 ‘기본 시나리오’ 하에서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3.0%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기본 시나리오에 비해 코로나19 확산세가 더디게 진정되는 ‘비관 시나리오’에선 이보다 0.6%포인트(p) 낮은 2.4%를 전망했다.
한은은 이와 관련해 2월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변이 바이러스 확산 가능성이 있어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은 여전히 높은 상황”이라며 “변이 발생으로 전파 속도가 빨라지거나 백신 효능이 저하될 경우 (조기에) 집단면역 달성이 쉽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한은은 앞으로 1~2개월정도 변이 바이러스 확산 추이를 지켜본 뒤 경제성장률 전망치 조정 여부를 판단한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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