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3사, 원스토어 투자… “구글-애플 맞선다”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3월 4일 03시 00분


SKT 이어 KT-LGU+ 지분 확보
“토종 앱마켓 경쟁력 키울 것”
올해 기업공개… “기업가치 1조원”

국내 이동통신 3사가 토종 애플리케이션(앱) 마켓 원스토어에 투자하며 공동 책임경영에 나선다. 정보통신기술(ICT) 기업들의 협력을 통해 구글과 애플이 장악한 국내 앱 마켓 시장에서 경쟁력을 높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원스토어는 3일 KT와 LG유플러스로부터 총 260억 원을 투자받았다고 밝혔다. KT는 210억 원을 투자해 지분 3.1%, LG유플러스는 50억 원으로 지분 0.7%를 확보했다. 이에 따라 최대 주주인 SK텔레콤(50.1%)을 포함해 통신 3사가 원스토어 지분 53.9%를 보유하게 됐다. 원스토어는 “토종 앱 마켓의 경쟁력을 키워 국내 ICT 생태계를 굳건히 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있었다”며 “통신 3사의 기존 사업 협력관계가 더욱 공고해지고, 공동 책임경영 체제도 구축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원스토어는 2016년 이동통신 3사와 네이버 앱 마켓을 통합하면서 출범했다. 통신 3사는 원스토어 유료 결제를 했을 때 멤버십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등 사업적 협력을 이어왔다. 이날 KT와 LG유플러스가 SK텔레콤과 네이버(지분 26.3%)에 이어 주요 주주에 이름을 올림으로써 국내 대표 앱 마켓이라는 위상을 강화하게 됐다.

원스토어는 애플과 구글이 장악하고 있던 앱 마켓 시장에서 점차 점유율을 높여 왔다. 특히 앱 마켓 수수료를 30%로 책정한 구글 및 애플과의 차별화를 위해 2018년 수수료를 30%에서 20%로 낮추면서 성장 속도가 빨라졌다. 시장조사업체 아이지에이웍스의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해 8월 원스토어의 국내 앱 마켓 시장점유율은 18.3%로 역대 최고 수준을 보였다. 같은 시기 구글 플레이스토어는 71.2%, 애플 앱스토어는 10.5%였다.

지난해에는 사상 처음으로 연간 영업흑자를 내는 데 성공했다. 월간 순이용자 수(MAU)는 약 1540만 명에 이른다. 성장이 이어지면서 올해 예정된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기업 가치가 1조 원에 육박한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원스토어의 낮은 수수료는 지난해 구글이 게임에만 적용되던 구글 결제 시스템 사용 의무를 모든 앱으로 확대하겠다는 정책을 발표하면서 다시금 주목받았다. 이 경우 앱 사업자들의 수수료 부담이 늘어난다. 원스토어는 지난해 10월 중소기업 대상 수수료 감면 혜택을 내놓기도 했다. 정보기술(IT) 업계에서는 국내 기업들이 원스토어 육성을 통해 구글과 애플 중심의 앱 마켓에서 협상력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이란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이재환 원스토어 대표는 “업계와 상생하고 이용자에게 더 큰 혜택을 제공하는 한국 대표 앱 마켓으로 거듭나겠다”고 밝혔다.

이건혁 기자 gun@donga.com
#통신3사#원스토어 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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