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주택토지공사(LH) 직원들의 땅 투기 의혹으로 정부 부동산 정책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이 점차 커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퍼졌던 ‘더불어부동산-부동산어벤저스’ 게시물에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과 LH 직원들이 추가돼 다시 화제가 되고 있다.
‘더불어부동산-부동산어벤저스’는 유명학원들이 강사진들을 모아서 설명하는 홍보자료 형태로 만들어진 게시물이다. 부동산 투자로 시세차익을 올리거나 문제가 되는 발언을 했던 정부와 여당 핵심 인사들을 강사로 소개하며 이들의 행태를 비판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새로 추가된 게시물에서 변 장관은 ‘차익환수 변창흠 선생님’으로 불리며 ‘규제 피하기+영끌’ 특강을 맡았다. 그의 소개란에는 “다 방법이 있구요, 영끌 두려워 마세요”라는 문구가 함께 달려 있다.
이는 변 장관이 후보자 청문회 당시 소유한 방배동 아파트를 매수하기 위해 카드사로부터 3억 원가량의 대출을 받은 사실을 꼬집은 것이다. 당시 ‘영끌’ 대출을 받아 집을 구입한 사실이 알려지자 부동산 시장을 책임지는 국토부 장관을 맡을 자격이 있는지에 대한 논란이 거세게 제기됐다.
땅 투기 의혹을 받고 있는 LH 직원들은 ‘맵텍 LH 선생님’으로 소개되며 단체 특강 부문을 맡았다. 맵텍은 게임 용어로, 맵+해킹이란 말이다. 스타크래프트나 디아블로 따위의 게임에서 검은색으로 가려져 있는 지도부분을 특정한 해킹 프로그램을 사용하여 훤히 들여다보는 것을 의미한다. 여기에선 LH 직원들이 내부 정보를 이용해 땅 투기를 했음을 시사하는 뜻으로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 게시물에선 LH 직원들을 소개하면서 토지 보상 기준인 1000m² 이상을 맞춰 ‘지분 쪼개기’를 하고 나무를 심는 등 토지 보상액을 높이기 위해 이용한 방법들을 실전 투자 경험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게시물 하단에는 “물론 저희가 산 땅이 신도시 지정되는 건 ‘우연’입니다”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LH 직원들은 신도시 개발이 안 될 줄 알고 샀을 거다”라는 변 장관의 제 식구 감싸기 발언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지난해부터 게시돼 왔던 이 ‘더불어부동산-부동산어벤저스’에선 현 정부 출범 이후 부동산으로 물의를 일으켰던 정부 관료나 민주당 관계자들이 다양한 특장점을 가진 강사들로 소개돼 있다.
1교시 ‘주택 세팅 기초’는 최정호 전 국토부 장관 후보자(국립항공박물관장)가 강사를 맡았다. 최 관장은 2019년 국토부 장관으로 지명됐지만 주택 3채를 보유해 20억 원이 넘는 시세차익을 올렸다는 의혹을 받으며 낙마했다.
지난해 청와대 참모진 부동산 논란으로 사의를 표명했던 노영민 청와대 전 비서실장과 김조원 전 민정수석은 각각 3, 4교시를 맡았다. 당시 실거주 1주택 외 처분 지침에 노 전 비서실장은 서울 반포 집 대신 청주 집을 처분하겠다고 발표해 비난을 샀다. 결국 그는 두 채를 모두 처분했다.
김 전 민정수석은 강남 아파트 2채 중 1채를 시세보다 비싸게 팔아 비판을 받았다. 이에 청와대는 “부동산 거래를 할 때 남자들이 잘 모르는 경우가 있다”고 해명해 더욱 논란이 됐다. 김 전 민정수석은 ‘직’이 아닌 ‘집’을 택했다며 ‘집택’ 김 선생이라 불리기도 했다.
또한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 김수현 전 청와대 정책실장, 조국 전 청와대 민정수석, 정세균 국무총리 등이 강사로 소개됐다. 부동산 투자에 ‘내로남불’ 행태를 보였던 인사들을 비판하는 내용에 당시 많은 누리꾼들이 크게 공감했다.
한편 추가된 내용이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퍼지면서 누리꾼들은 “역시나 공감간다”는 분위기다. 국내 최대 부동산 커뮤니티 ‘부동산 스터디’에서는 “이거 참 볼수록 잘 만들었다”(podo*******), “만든 사람 천재다”(dptl******), “일타 강사들이 많다”(hyun****)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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