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게임즈, 일괄 연봉인상 없다”…모두가 ‘예스’할때 ‘노’ 외친 남궁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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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년 3월 17일 10시 3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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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궁훈 카카오게임즈 대표.(카카오게임즈 제공)© 뉴스1
남궁훈 카카오게임즈 대표.(카카오게임즈 제공)© 뉴스1
카카오게임즈가 게임·IT업계에 경쟁적으로 불고있는 연봉 인상 릴레이에 업계 최초로 ‘불참’을 선언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남궁훈 카카오게임즈 대표는 지난 16일 사내 메신저를 통해 “올해 일괄적인 연봉인상은 없다”고 공지했다. 지난 2월부터 진행된 연봉 인상 경쟁서 공식적으로 불참을 선언한 게임사는 카카오게임즈가 처음이다.

남궁 대표의 결정은 그야말로 ‘소신’ 행보다. 지난 2월 넥슨이 재직자 연봉을 일괄 800만원씩 인상한다고 선언한 이후 게임·IT업계는 릴레이 형태로 연봉 인상을 발표하고 있다. 넥슨을 시작으로 크래프톤, 엔씨소프트 등 대형 게임사 뿐 아니라 당근마켓, 요기요 등의 IT 업계도 연봉인상 행렬에 동참했다. 능력에 따른 이직이 자유로운 업계 특성상 핵심 인력인 ‘개발자’ 유출을 막기 위해서다.

다만 일각에선 ‘불 번지듯’ 나타나는 연봉인상 행렬에 우려의 목소리도 제기됐다. 기업 재무구조에 무리가 가게 되면서 ‘부메랑’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실제 지난 3일 게임 제작사 베스파는 임직원 연봉을 일괄 1200만원 인상 한다고 발표했다. 베스파는 지난해 연결재무제표 기준 영업손실이 318억에 달하는 ‘적자회사’다.

또 연봉인상을 선언한 게임사가 성과를 내지 못할 경우 결국 그 부담은 노동자에게 갈 수밖에 없다는 지적도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연봉 인상이 직원 복지측면에서 긍정적인 부분만 있는 건 아니다”며 “게임사가 추후 경영 위기를 맞이했을 땐 인력부터 감축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받는 만큼 일을 시키는 기업의 특성상, 노동자의 업무량 증가는 당연할 것이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남궁훈 대표가 이번 연봉인상 레이스로 굳어질 양극화 문제에 제동을 걸고 ‘중소형 게임사 지키기’에 나섰다는 말도 나온다. 연봉인상 대열에 동참하지 못하는 중소형 게임사는 ‘인재절벽’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 실제 중소형 게임업계는 연봉 인상 릴레이를 지켜보며 “가만히 있어도 대형 게임사로 개발인력이 빠져나가는 상황에서, 업계 안에서 경쟁이 더 치열해지면 중소업체들은 설 자리가 없다”며 “연봉 인상 행렬이 내년까지 반복된다면 중소업체는 살아남기 힘들 것이다”고 고충을 토로한 바 있다.

남궁훈 대표는 이날 ‘일괄 연봉 인상은 없다’고 밝히면서도 ‘직원 달래기’에도 신중을 기하는 모습이었다. 남 대표는 “게임시장 연봉이 올라 궁극적으로 우리 회사도 시장 상황을 수렴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내년 연봉은 동종업계 수준을 고려해 책정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추가적인 복리후생, 리텐션 플랜, 신입사원 초봉 등을 빠른 시일 내에 도입하겠다”며 “기대에 부족한 내용이라 마음이 무겁고 죄송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해 상장에 성공한 카카오게임즈는 직원들에게 우리사주와 스톡옵션을 지급했다. 상장 첫해인 2020년 카카오게임즈의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90.13% 증가한 665억5000만원을 기록했다. 창사 이래 최고 실적을 쓴 카카오게임즈는 지난 2월 진행된 연봉협상에서 이같은 실적을 대폭 반영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지난해 11월 카카오게임즈 직원들은 기업공개(IPO) 직후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을 대거 행사해 167억원 상당의 차익을 거두기도 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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