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위원장 “최저임금, 文정부 실패 정책” 1만원 공약 압박

  • 뉴시스
  • 입력 2021년 3월 19일 16시 4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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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경수 위원장, 기자간담회서 사업투쟁 계획
"최저임금 근로자위원 민주노총 측 5명 추천"
11월 총파업 당위성도…"불평등 끝내는 출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은 19일 내년도 최저임금 결정을 위한 노·사·정 협의를 앞두고 “문재인 정부의 노동정책 가운데 가장 실기(失期)한 정책은 최저임금”이라며 최저임금 1만원 공약 실현을 압박했다.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이날 오후 서울 정동 민주노총 교육장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올해 최저임금 투쟁은 이전과 다른 분위기로 잡아가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이 같이 밝혔다.

양 위원장은 “문재인 정부는 대선 때 최저임금 1만원을 공약했고, 첫 번째(16.4%)와 두 번째(10.9%) 해에는 의미 있는 인상을 했다고 본다”고 했다. 2020년 인상률은 2.9%, 2021년은 1.5%로 현재 최저임금은 8720원이다.

양 위원장은 “그러나 (정기상여금과 복리후생비를 최저임금에 포함한) 산입범위 확대로 최저임금 인상에도 임금이 인상되지 않는 노동자가 발생하게 됐다”며 “평균 최저임금 인상률을 비교해보면 이전 정부와 다르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최저임금 문제는 문재인 정부의 노동정책 중에서 가장 실패한 정책의 대표체가 아닌가 생각한다”며 “최저임금 개선 요구안 중 인상 요율은 5월에 내부 논의를 통해 확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양 위원장은 최저임금 개선 요구와 관련해서는 “그동안 최저임금 기준이 명확하지 않다보니 매년 무엇을 근거로 최저임금을 산출할지 다툼이 있었다”며 “실질적으로 노동자들이 살 수 있도록 가구 생계비를 반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최저임금 제도개선 역시 절실히 필요하다”면서 “산입범위 확대를 다시 원점으로 되돌려서 정상화하고, 공익위원 선출방식 변경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저임금 심의·의결 기구인 최저임금위원회는 근로자위원 9명, 사용자위원 9명, 공익위원 9명 등 총 27명으로 구성되는데 정부가 임명하는 공익위원들이 정부의 입김에 휘둘려 최저임금을 표결해왔단 게 민주노총 주장이다.

올해 최저임금 심의를 앞두고 노동계 위원수 문제도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근로자위원은 그간 조합원수 기준 제1노총인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5명, 민주노총 4명으로 구성돼왔다. 그러나 2019년 기준 민주노총이 조합원수를 앞지르면서 민주노총은 위원수 5명을 요구하겠다는 계획이다.

양 위원장은 “민주노총이 벌써 제1노총 지위를 확보한 지 3년차에 들어섰기 때문에 이제는 정돈할 필요가 있다”며 “올해 최저임금 심의를 시작으로 민주노총 위원수 5명을 추천할 생각”이라고 했다.

다만 올해 최저임금 심의는 문재인 정부 임기의 마지막으로, 양대노총의 공조가 어느 때보다 절실한 만큼 자칫 양측의 갈등으로 비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이에 대해 양 위원장은 “한국노총이 1노총이었을 때 민주노총이 공조하기 어려웠던 것은 아니기 때문에 합리적이고 상식적인 제안이라고 생각한다”며 “한국노총 입장에서는 감정이 상할 수 있지만 잘 협의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양 위원장은 이날 11월 총파업 투쟁의 당위성도 재차 강조했다.

그는 다만 “총파업 투쟁은 목적이 아닌 수단이다. 총파업은 종착점이 아니라 한국사회를 변화시키고 불평등 세상을 끝내는 출발점이라고 생각한다”며 “이를 관철하기 위한 투쟁 준비를 느슨하게 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대통령 직속 사회적 대화 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 참여는 여전히 고려하지 않고 있음을 거듭 확인했다. 양 위원장은 “제가 먼저 참여하자고 할 생각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대신 최근 노정 교섭을 제안한 바 있다.

양 위원장은 끝으로 내년 대선 후보와 관련해서는 “대한민국을 책임지겠다는 대통령이라면 다수를 차지하는 노동자들에 대해 심각하고 진지하게 고민할 필요가 있다”며 “진지한 자기 고민을 하지 않으면 대통령 자격이 없다”고 일침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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