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구현모 “2년내 드라마 100편 확보, 콘텐츠 명가로”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3월 24일 03시 00분


취임 1년 기자간담회서 비전 밝혀

구현모 KT 대표가 23일 서울 종로구 KT스퀘어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KT 미디어 콘텐츠 사업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구 대표는
 “KT의 미디어 플랫폼이 발전하려면 콘텐츠는 필수”라며 “콘텐츠 제작 능력을 더해 강력한 1위가 되겠다”고 밝혔다. 
사진공동취재단
구현모 KT 대표가 23일 서울 종로구 KT스퀘어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KT 미디어 콘텐츠 사업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구 대표는 “KT의 미디어 플랫폼이 발전하려면 콘텐츠는 필수”라며 “콘텐츠 제작 능력을 더해 강력한 1위가 되겠다”고 밝혔다. 사진공동취재단
“KT의 미디어 플랫폼이 발전하려면 콘텐츠는 필수다. 콘텐츠로도 돈을 벌 수 있는 때가 됐다.”

구현모 KT 대표가 2년 내에 KT를 원천 지식재산권(IP) 1000개 이상을 보유한 콘텐츠 명가로 성장시키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콘텐츠 제작, 방영, 국내외 판매로 이어지는 사업 구조를 완성함으로써 ‘디지털 플랫폼 기업(디지코)’ KT의 위상을 한 단계 끌어올리겠다는 것이다.

구 대표는 23일 서울 종로구 KT스퀘어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미디어 콘텐츠 사업 전략을 공개했다. 지난해 3월 취임한 구 대표가 1년 동안 추진해온 탈(脫)통신과 디지털 플랫폼 기업으로의 변신 전략 일환이다. 11년 만의 KT 내부 출신 수장이자 34년 동안 KT에 몸담은 ‘KT맨’인 구 대표는 미디어 플랫폼 구축, 미래 인재 육성, ‘인공지능(AI) 원팀’ 주도 등의 전략을 주도해왔다. 조직에 대한 이해와 직원들의 공감대를 바탕으로 KT의 체질을 바꾸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구 대표는 “임직원들 사이에서 정말 잘해 보자는 의식이 강해졌다. 소비자 평가에서도 긍정적인 반응이 늘었다”며 취임 1년을 자평했다.

23일 청바지 차림으로 연단에 선 구 대표는 본격적으로 드라이브를 걸게 된 KT의 신사업 전략에 자신감을 드러냈다. 구 대표는 KT의 콘텐츠 강화 전략의 핵심으로 1월 출범한 콘텐츠 제작 전문법인 ‘KT 스튜디오지니’를 내세웠다. 스튜디오지니 수장에는 20년간 OCN과 CJ ENM을 거쳐 지난해 네이버 앱서비스를 총괄했던 미디어 전문가 김철연 공동대표가 영입됐다.

스튜디오지니는 자회사 스토리위즈가 보유한 IP 자산을 이용해 콘텐츠를 제작하며 이를 스카이TV, 올레tv 등 KT의 미디어 플랫폼에 유통한다. 구 대표는 “KT 미디어 플랫폼은 연 매출 3조1393억 원, 가입자 1300만 명을 보유한 업계 1위”라며 “여기에 콘텐츠를 더하면 더욱 강력한 1위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스튜디오지니는 2023년까지 원천 IP 1000개 이상, 드라마 IP 100개 이상을 확보해 기업가치 1조 원을 인정받겠다는 게 목표다. 공격적인 투자도 예고했다. IP 펀드를 조성하며 편당 최대 500억 원을 투입한다. 구 대표는 “국내에 있는 다른 회사들보다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확한 금액은 밝히지 않았으나 토종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웨이브(3000억 원)와 티빙(4000억 원)의 투자 규모를 감안하면 4000억 원 이상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KT가 콘텐츠에 승부수를 띄운 건 외부 콘텐츠에 의존해서는 미디어 분야의 성장을 담보할 수 없기 때문이다.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 같은 글로벌 OTT 업체들이 독점 콘텐츠를 앞세워 이용자를 빨아들이는 상황이다. 강국현 KT 커스터머부문장은 “양질의 콘텐츠 수급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며 “KT로서는 당연히 진입해야 하는 시장”이라고 강조했다.

KT는 콘텐츠의 흥행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고객들의 빅데이터를 분석해 개발한 10단계 흥행 예측 모델을 도입한다. 아울러 국내 중소 제작사와 OTT 업체, 모바일 플랫폼 기업과도 과감히 협력해 한국 콘텐츠 산업 성장에도 적극 나선다. 투자 대가로 제작사로부터 IP를 넘겨받았던 관행에서 벗어나 콘텐츠 수익은 물론이고 IP 자산도 제작사와 공유하는 시스템을 마련할 계획이다.

이건혁 기자 gun@donga.com
#구현모#kt#콘텐츠명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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