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렁이는 유가, 들썩하는 운임…수에즈운하 ‘길막 사태’ 후폭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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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년 3월 25일 15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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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에즈운하(이집트)=AP/뉴시스]수에즈 운하에 좌초한 대만 에버그린 산하 에버 기븐호.
[수에즈운하(이집트)=AP/뉴시스]수에즈 운하에 좌초한 대만 에버그린 산하 에버 기븐호.
세계 최대 규모의 컨테이너선이 이집트 수에즈운하에서 멈춰서 수많은 선박의 운행이 마비됐다. 국제 해상 물류가 큰 타격을 받고 있는 가운데, 복구에 수주일이 걸릴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나오면서 증권시장에도 영향을 주는 모양새다.

24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5월물) 종가는 배럴당 3.10달러(5.37%) 오른 60.8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5월물)도 5%대 급등세를 보였다.

이는 아시아와 유럽을 연결하는 핵심 통로인 수에즈 운하가 막히면서 해상 석유 운송에도 차질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국제유가 급등은 정유주에 단기 호재로 작용했다. 미국 최대 정유사인 엑슨모빌(XOM)은 뉴욕증시에서 1.12달러(2.03%) 오른 56.3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다우존스, S&P500, 나스닥종합지수가 모두 개장 후 하향 곡선을 그리다 일제히 하락 마감한 것을 감안하면 비교적 강세를 보인 셈이다.

국내에서도 마찬가지다. 대표적인 정유주 S-Oil은 25일 1500원(1.9%) 상승한 8만200원에 거래를 시작했다. 이후 8만800원까지 오르다가 국제유가 선물이 다시 하락세를 보이면서 7만9200원에에 거래를 마쳤다.

당초 수에즈운하 관리당국(SCA)은 복구 시점을 사고 당일로 예상했으나 당일 복구에 실패했다. 수에즈운하를 막은 에버기븐호가 폭 59m, 길이 400m, 22만t 규모의 초대형 컨테이너선이고, 선박 일부가 모래톱에 박혀 예인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예인 작업이 진척되지 않는다면 선적된 컨테이너들을 내려 중량을 가볍게 하는 방법도 있다. 하지만 이 경우 컨테이너를 하역할 크레인이 필요하고, 결국 운행 재개까지 수주일이 걸릴 수도 있다는 관측이 함께 나오고 있다. 이 같은 초대형 선박이 좌초돼 운하를 막은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 원활한 대응이 어려웠던 점도 있다.

운하 안팎에서 멈춰선 선박 100여 척이 다른 루트를 이용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남아프리카를 우회할 경우 최소 2주 이상 소요되기 때문에 비용적인 부담이 커지기 때문이다.

사고가 장기화될 경우 유럽노선 컨테이너선 운임 상승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심지어 항공화물 운임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시급한 경량 화물을 항공화물로 대체하면서다.

아울러 원유, 천연가스 등 에너지와 반도체 등도 공급이 악화하면서 이들의 가격이 출렁일 것으로 전망된다.

윤우열 동아닷컴 기자 cloudanc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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