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이사회에 대표 평가 권한… 시총 50위중 5곳에 ESG위원회
“지속가능 경영-투자유치 위해 이사회 중심 시스템 더 확산될 것”
대기업 이사회의 규모가 커지고 권한이 강화되고 있다. 25일 SK㈜는 이사회 산하 인사위원회를 신설하고 대표이사를 평가하도록 권한을 부여한다고 밝혔다. 사내이사 1명과 사외이사 2명으로 구성되는 인사위원회는 대표이사 선임과 평가를 맡는다. 신규 대표이사를 선임할 때 인사위원회가 최종 후보를 확정할 뿐 아니라 임기 중 대표이사 교체 안건을 이사회에 상정할 수 있는 권한도 갖는다. 이사회가 대표이사 평가 권한을 갖는 사례는 4대 그룹 중 처음이다. 인사위는 대표이사, 등기이사 등 사내이사의 연봉 수준이 적정한지, 보수 금액을 심의하는 역할도 맡는다.
SK㈜는 이사회 산하에 ‘ESG(환경·사회·지배구조)위원회’도 신설한다. 향후 중장기 경영 전략이나 주요 투자 사항은 ESG위원회의 검증을 거쳐야 한다. SK㈜는 지난해 이사회 투자 승인 기준 금액을 자기자본 1.5% 이상에서 1% 이상으로 확대했다.
기업 총수와 최고경영자(CEO)에게 집중돼 왔던 인사, 전략 등 경영권의 핵심적인 부분까지 이사회로 일정 부분 이전되는 것이다. SK㈜는 이 같은 지배구조 혁신 전략을 ‘거버넌스 스토리’로 이름 짓고 29일 주주총회 및 30일 이사회 승인을 거쳐 시행할 예정이다.
이 같은 변화는 재계 전반으로 확산될 전망이다. 동아일보가 전국경제인연합회와 시가총액 상위 50개사의 올해 주주총회 안건을 조사한 결과 포스코, 금호석유화학, 카카오 등 3개 기업도 올해 ESG위원회를 신설했다. 이미 설치한 네이버와 대한항공을 포함하면 50곳 중 5곳이 ESG위원회를 꾸린 셈이다. 앞서 LG그룹도 ㈜LG 및 모든 상장 계열사 이사회에 ESG위원회를 신설하겠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 ‘지속경영위원회’와 삼성전자 ‘거버넌스위원회’도 기업 지배구조를 개선하고 투명 경영을 이룬다는 골자는 같다.
위원회의 수는 계속 늘고 있다. 조사 대상 50개 사의 이사회 내부 위원회는 평균 3.8개였으며 많게는 8개(KT)까지 설치한 곳도 있었다. 자율 선택 사항인 보상위원회, 내부거래위원회를 도입한 곳도 각각 25곳, 16곳으로 나타났다. 유정주 전경련 기업제도팀장은 “지속가능 경영과 투자 유치를 위해 이사회 중심 경영 시스템은 점점 더 확산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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