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기업 10곳 중 9곳 이상은 ‘사회에 반(反)기업 정서가 있다’고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과반수의 기업은 반기업 정서로 인한 일률적인 규제 강화가 경영 부담을 가중시킨다고 답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28일 ‘반기업 정서 기업 인식 조사’를 진행한 결과 인식 조사 대상 기업 109곳 가운데 102곳(93.6%)이 ‘반기업 정서가 존재한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기업의 42.2%는 ‘과거보다 반기업 정서가 심화됐다’, 34.3%는 ‘비슷하다’고 답했다. 약 76%의 기업이 과거보다 반기업 정서가 개선되지 않았다고 응답한 것이다.
반기업 정서는 중소기업보다는 대기업이 크게 느꼈다. 기업에서 느끼는 반기업 정서의 정도를 100점 만점으로 집계한 결과 1000인 이상 기업에서 느끼는 반기업 정서는 83.8점으로 300∼999인 기업(61.6점)이나 300인 미만 기업(66.0점)보다 크게 나타났다.
기업들이 반기업 정서의 가장 큰 원인으로 꼽은 것은 ‘일부 기업인의 일탈 행위 등’(24.5%)이었다. 기업 내부의 원인인 ‘정경 유착, 기업 특혜 시비 등’(19.6%)이 뒤를 이었다.
하지만 절반이 넘는 55.9%의 기업이 ‘노조, 시민단체 등과 대립 구도 심화’(17.6%), ‘기업의 순기능에 대한 국민적 인식 부족’(15.7%), ‘일부 정치권에서 정치적 선전 수단으로 활용’(13.7%), ‘미디어, 언론에 의한 그릇된 기업 인식 확산’(8.8%) 등 외부 요소를 원인으로 생각했다.
반기업 정서에 따른 경영의 어려움으로는 ‘일률적 규제 강화에 따른 경영 부담 가중’(53.9%·복수응답)이라고 답한 기업이 가장 많았다. ‘기업 및 기업인에 대한 엄격한 법적 제재’(40.2%), ‘협력적 노사관계 저해’(33.3%) 등이 뒤를 이었다.
사회에 만연한 반기업 정서를 해결하기 위해 기업 외에 나서야 할 주체로는 ‘국회 등 정치권’(32.4%)과 ‘정부’(31.4%)가 비슷하게 나타났다. 시급한 과제로는 ‘기업 역할에 대한 대국민 인식 개선 및 홍보’(30.4%)와 ‘올바른 시장경제 교육 활성화’(27.5%)를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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