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작은 트럭으로 이곳저곳 옮겨 다니며 떡볶이 장사를 하는 이모 씨(52)는 4차 재난지원금 지급 대상 조건을 확인하고 한숨을 내쉬었다. 노점상이 지원 대상이긴 하지만 무등록 노점상은 제외되기 때문이다.
그는 “무등록 노점상들은 다들 삶의 벼랑 끝에서 장사하는 사람들”이라며 “세금 낼 돈, 보험료 낼 돈이 없어 체납이 일상인 사람들이 사업자 등록까지 하긴 어렵다”고 했다.
정부가 4차 재난지원금 대상에 일을 해도 빈곤에서 벗어나기 힘든 노점상을 포함했지만 실효성이 있을지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현실적으로 노점상이 매출을 꼬박꼬박 신고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무등록 노점상들은 당장 50만 원이라는 지원금이 꼭 필요하지만 사업자 등록을 하면 세금을 내야 할 수 있다는 점이 부담스럽다는 것이다. 이 씨는 “단돈 만 원이라도 받고 싶지만 그림의 떡”이라고까지 했다. 그는 사업자 등록에 나서지 않을 작정이다.
서울 관악구에서 건어물을 판매하는 노점상 김모 씨(60)도 비슷한 생각이다. 그는 “가게를 하는 사람들은 돈이라도 있으니 가게를 하는 것이고 세금도 못 낼 정도로 어려운 사람들이 길거리 장사를 하는 사람들”이라며 “진짜로 받아야 할 사람들은 못 받고 있는데 아무래도 서운하다”고 말했다. 강원도의 한 전통시장에서 과일을 판매하고 있는 김모 씨(67·여)는 “대부분 현금 장사를 하기 때문에 매출을 입증할 서류도 없는 상황”이라고 난감해했다. 이들은 아직 사업자 등록 여부를 결정하지 못했다.
노점상 지원에 대한 외부의 시각은 엇갈렸다. 대기업에 다니는 조모 씨(38)는 “평소에 세금 내지 않는 무등록 사업자들에게 지원금을 주는 건 불합리하다”고 했다. 반면 변호사인 박모 씨(41)는 “굳이 등록, 무등록을 나누지 말고 생계를 위협받는 저소득층에게는 보편적인 지원을 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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