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 컨설팅]여윳돈 10억, 주식-달러-ELS에 골고루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3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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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적 성향, 안정 자산 비중 높여
나누어 투자하되 ‘통화 분산’ 고려
지금처럼 증시 변동성 높은 시기엔 분할매수하는 ‘시간 분산’도 필요

손미량 SC제일은행 잠실서지점 팀장
손미량 SC제일은행 잠실서지점 팀장
Q. 60대 사업가 A 씨는 최근 부동산을 매각해 10억 원의 여유자금이 생겼다. 보수적 성향의 A 씨는 과거 투자로 손실을 본 경험이 있어 예금으로만 여유자금을 운용해왔다. 그러나 최근 저금리 장기화와 주식시장 활황 속에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에 다시 나서야 할지 고민이 많다.

A. 저금리 환경은 투자자라면 피할 수 없는 숙명이 됐다. 시중은행 가운데 1년 정기예금 금리가 세전 연 1.5%를 넘는 곳은 찾아보기 어렵다. 이자 수익으로는 물가 상승을 방어하면서 구매력을 유지하는 게 사실상 불가능한 시대다. 따라서 이제 금융상품에 대한 투자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직후 저점을 찍었던 글로벌 증시는 다시 급등하고 있다. 이로 인한 기대 인플레이션 상승 등으로 주식시장의 변동성도 커지고 있다. 하지만 조금 더 장기적인 관점에서 시장을 봐야 한다. 미국, 영국 등 선진국을 중심으로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꾸준히 진행 중이고 조 바이든 미 행정부는 1조9000억 달러 규모의 대규모 경기 부양책을 내놨다. 이에 따라 올해 하반기(7∼12월)로 갈수록 경기 회복세는 완연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를 감안하면 중장기적 관점에서 주식 같은 위험자산에 무게를 둔 자산 배분이 필요하다. 특히 주식 중에서도 금리 상승과 경기 회복의 수혜를 볼 수 있는 가치주와 경기 민감주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필요가 있다. 다만 포트폴리오 투자 때는 다음과 같은 원칙을 반드시 명심해야 한다.

첫째, 위험 성향 파악이다. 투자에 나서기 전에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의 위험 성향을 파악하는 것이다. 기대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그만큼의 위험과 변동성을 감당해야 하기 때문이다. A 씨 같은 보수적인 투자자는 안정적인 자산의 비중을 높게 가져갈 필요가 있다. 채권형 펀드나 주가연계증권(ELS) 등이 해당된다. 기대 수익이 아주 높진 않더라도 월지급식 상품을 통해 꾸준히 현금 수익을 확보하는 전략도 좋다.

둘째, 분산 투자다. 서로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는 다양한 자산에 분산 투자하면 전체 자산의 변동성을 낮출 수 있다. 주식, 채권, 원자재 같은 ‘자산’의 분산뿐 아니라 ‘통화’의 분산 역시 중요하다. 원화 자산은 물론이고 달러 자산 비중을 함께 확보하는 것이다. 원-달러 환율이 국내 주식과 역의 상관관계를 가진다는 점에서 달러 자산 비중을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

셋째, 분할 매수다. 지금처럼 주식시장 변동성이 높아지는 구간에서는 일시에 많은 자금을 위험자산에 투자하기보다는 분할 매수에 나서는 것이 바람직하다. 흔히 이를 ‘시간’의 분산이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투자하려는 금액을 미리 정해 몇 번에 걸쳐 매수할지 정하고 그 계획에 따라 실행하는 게 좋다.

A 씨에게 주식과 달러 채권, ELS 등에 분산 투자할 것을 제안한다. 주식은 미국 부양책과 백신 접종에 따른 경기 회복의 수혜를 볼 대형 가치주 중심의 글로벌 주식형 상품에 투자하는 게 좋다. 아시아 주식도 확보하길 권한다. 한국 주식은 글로벌 제조업 경기 회복을 감안해 정보기술(IT) 업종 중심으로 투자할 필요가 있다. 금리 상승 구간에서 이자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글로벌 채권형(달러) 상품과 ELS 등도 매력적이다.

주식시장에 새로 진입하는 투자자들은 흔히 좋은 주식을 저점에 사서 고점에 팔고자 한다. 그러나 이는 본인의 자산을 매우 큰 변동성에 노출시키는 일이다. 오히려 현실에선 오르는 주식을 고점에서 샀다가 주가 하락의 공포로 저점에서 매도하는 경우가 더 많다. 이 같은 리스크를 줄이려면 근거 없는 낙관 대신 투자 원칙에 입각한 포트폴리오가 반드시 필요하다.

손미량 SC제일은행 잠실서지점 팀장
#머니 컨설팅#여윳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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