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택시 유료화 논란속… 타다-우티 할인 공세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4월 1일 03시 00분


택시 모빌리티 플랫폼 경쟁 본격화

카오모빌리티가 장악한 택시 모빌리티 시장에 ‘타다’ ‘우티(UT·우버+티맵)’ 등이 공격적인 비즈니스로 도전장을 던지며 ‘택시 대전’ 전운이 감돌고 있다. 업계 최강자인 카카오가 유료화 멤버십 등으로 택시업계와 갈등을 빚는 틈을 타 반격에 나선 것이다. 카카오는 유료멤버십 렌터카 차량 관리 등으로 영역 확장에 속도를 내고 후발 주자들은 파격적인 할인과 합작법인 출범, 기술력 등으로 맞서면서 업계에 지각 변동이 일어날지 주목된다.

타다는 4월 한 달간 가맹 택시 이용요금을 횟수와 한도 제한 없이 깎아 준다고 31일 밝혔다. 택시 모빌리티 서비스 ‘타다 라이트’의 요금을 서울·경기 성남지역은 15%, 부산은 20% 할인한다. 이용자들은 타다 애플리케이션(앱)에 발급된 할인 쿠폰을 적용하면 누구나 횟수와 한도 제한 없이 요금을 할인받을 수 있다. 타다 관계자는 “가맹 운수사와 드라이버의 상생을 도모하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이용자의 개별 이동을 지원하기 위해 프로모션을 기획했다”고 했다.

4월 1일에는 SK텔레콤의 티맵모빌리티와 우버의 합작법인 ‘우티’가 공식 출범한다. 올해 초 가맹 택시 사업을 시작한 우버는 현재 수도권에서 약 1000대의 가맹 택시를 보유 하고 있다. 우티의 강점은 ‘국민 내비게이션’ T맵과 자금력이다. 현재 내비게이션 앱 시장 점유율은 T맵 55%, 카카오내비 20% 선으로 추정된다. 우티는 우버와 SK텔레콤에서 1700억 원을 마련했고 사모펀드에서 4000억 원을 투자받았다.

업계는 후발 주자들의 공세를 택시 모빌리티 플랫폼 경쟁의 신호탄으로 보고 있다. 현재 국내 택시 호출 시장은 카카오가 80% 이상의 점유율로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공짜 호출을 매개로 전국 택시운전사 회원 23만 명, 앱 가입자 2800만 명을 가진 거대 플랫폼으로 성장했다.

시장지배력을 바탕으로 카카오는 지난달 16일 택시운전사들을 상대로 월 9만9000원의 카카오T ‘프로 멤버십’을 내놨다. 사흘 만에 선착순으로 받은 2만 명이 모집되자 지난달 30일 무제한 가입을 다시 받기 시작했다. 카카오는 “선택형 부가 상품”이라고 설명했지만 택시운전사들은 “돈을 내지 않은 운전사에게는 콜이 안 와 사실상 선택권이 없다”고 반발해 플랫폼 지위를 남용했다는 ‘갑질’ 논란도 빚어졌다.

업계 관계자는 “카카오T의 영향력을 확대해 우티나 타다 등으로 운전사가 빠져나가는 것을 막으려는 ‘록인’ 전략 같다”고 했다. 가맹이 돼 있지 않고 호출 서비스를 이용하는 운전사들을 끌어들이기 위한 포석이라는 주장도 있다.

카카오가 차량 관련 사업을 다각화하는 것도 경쟁자들을 견제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카카오는 최근 현대캐피탈의 렌터카 중계 서비스 ‘딜카’를 약 80억 원에 인수했다. 지난달에는 카카오내비 ‘내 차 관리’에 출장 세차와 오일·배터리 교환 등이 가능한 불스원 차량 관리 서비스를 도입하기로 했다. 렌터카 중계부터 차량 공유, 내 차 관리 등을 통해 카카오내비를 강화하려는 포석이다.

임일 연세대 경영학과 교수는 “플랫폼 비즈니스는 쓰는 사람이 많을수록 영향이 커지는 ‘네트워크 효과’가 존재하는데, 갈아탈 수단이 생기면 그 효과가 약화된다”며 “후발 주자들이 더 거세게 비즈니스를 몰아붙일 것으로 예상돼 향후 점유율 경쟁이 치열해질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김성모 기자 mo@donga.com
#카카오택시#유료화 단속#플랫폼 경쟁#택시 대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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