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각 아닌 사업 철수…LG폰 인력 어디로 가나?

  • 뉴시스
  • 입력 2021년 4월 5일 13시 33분


빈·구글 등 인수 후보 거론됐지만 논의 진전 없어
IP 계속 보유 입장에 결국 모바일 사업 종료 결정
MC사업본부 해체 수순…"기존 직원 고용은 유지"
일부 R&D 인력은 부서 옮겨 모바일 업무 지속
미래차 등 차기 성장산업과 가전 등으로 이동할 듯

LG전자가 만성 적자에 시달리던 휴대전화 부문을 완전 철수하기로 결정한 것은 적당한 매각 대상 기업을 찾기 어렵고 조건도 까다로웠기 때문으로 보인다.

LG전자는 5일 이사회를 열어 오는 7월31일자로 휴대전화 사업을 종료하기로 결정했다. 그동안 LG전자는 5조원대 누적 적자를 낸 휴대전화 부문의 정리 방안을 두고 고심해왔다. 사업 축소에서부터 매각, 철수까지 다양한 방안들이 거론됐다.

이 중 매각이 가장 유력한 대안으로 여겨졌다. 최근 스마트폰 화면이 돌돌 말리는 ‘LG롤러블’을 공개하는 등 변화를 모색해온 만큼 사업을 접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었다. 시장에서는 베트남 빈 그룹과 구글, 페이스북, 폭스바겐 등이 인수 후보군으로 거론됐다.

하지만 LG전자와 인수 대상자들의 입장 차이가 컸던 것으로 전해졌다. LG전자는 특허권 등은 남겨놓고, 생산부문만 매각하려 했다. 특허권 등 지식재산권(IP)은 자동차, 가전, 통신 등 다른 사업 부문과도 밀접한 연관 관계를 갖기 때문이다. 하지만 협상 파트너들은 LG전자가 보유한 무형 자산들까지 인수하길 원했고, 논의는 진전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LG전자는 휴대전화 사업을 종료하기로 결정했고, 사업을 담당하던 MC사업본부는 해체 수순을 밟을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MC사업본부 구조조정 과정에서 직원들의 고용은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LG전자의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MC사업부문 직원수는 3700여명 수준이다. 그중 연구개발(R&D)은 부서 인력이 전체의 60%가량인 2200여명이다.

LG전자가 휴대폰 사업을 종료하더라도 미래준비를 위한 핵심 모바일 기술의 연구개발은 지속한다는 입장을 밝힌 만큼 R&D 인력 중 일부는 부서를 옮겨 모바일 업무를 이어가게 될 것으로 보인다. 6G 이동통신, 카메라, 소프트웨어 등 핵심 모바일 기술은 차세대 TV나 가전제품, 전장 부품, 로봇 등의 분야에도 필요한 역량이기 때문이다.

또 LG전자는 미래차 부품 등 미래 산업에서 새로운 사업 기회를 찾고 있어 해당 분야에 투입되는 인력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강점을 갖고 있던 가전과 TV 등 기존 사업 부문으로 배치되는 직원들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LG전자는 “해당 직원들의 직무역량과 LG전자 타 사업본부 및 LG 계열회사의 인력 수요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재배치할 계획”이라며 “이 과정에서 개별 인력들의 의향을 우선적으로 고려하여 개인의 장기적인 성장 관점에서 효과적인 재배치가 될 수 있도록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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