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할작업 연내 마무리 계획”
SKT, 투자-사업회사로 분리… 투자회사가 중간지주로 자회사 지배
재계 “물적분할보다 인적분할 예상”… 직원들 재배치도 이뤄질 듯
SK텔레콤 지배구조 개편 작업이 본격화된다.
8일 재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14일경 지배구조 개편 추진을 대외적으로 공식화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이 직접 온라인 타운홀 미팅을 통해 내부 구성원들에게 개편안 및 취지를 설명하는 자리를 가질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 관계자는 “2016년부터 꾸준히 제기돼왔던 SK텔레콤 지주사 전환 작업이 비로소 다음 주 출발선에 선다”라며 “대외적으로 공식 발표 후 곧바로 분할 작업에 착수해 올해 안까지 개편 작업을 마무리 짓는다는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배구조 개편의 공식화 일정은 14일에서 하루 이틀 앞당겨지거나 미뤄질 가능성도 있다. 공식화 직후 타운홀 미팅을 갖는 것은 내부 구성원에게 먼저 주요 사업 방향을 공유하겠다는 의미다. 박 사장은 지난해 모빌리티 사업부 분사를 앞두고도 구성원 타운홀 미팅을 가졌다.
앞서 박 사장은 주주총회에서 “주가 수준이 전체 SK텔레콤 사업 포트폴리오의 가치를 충분히 담아내지 못하고 있다”며 “(지배구조) 개편을 해야 한다. 상반기(1∼6월) 구체화해 설명하는 자리를 마련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SK텔레콤 지배구조 개편은 SK텔레콤을 ‘투자회사’(중간지주·가칭)와 ‘사업회사’(SK MNO·가칭)로 쪼개는 것을 골자로 한다. 이를 통해 투자회사(중간지주)는 지배구조의 정점인 SK㈜의 지배를 받는 동시에 다른 사업회사들을 자회사로 지배하는 역할을 한다.
현재 SK그룹 지배구조는 SK㈜→SK텔레콤→SK하이닉스로 되어 있다. SK텔레콤을 분할해 중간지주사로 전환하면 SK㈜ 밑에 투자회사와 사업회사(SK MNO)가 위치하게 되고, 다시 투자회사 밑에 SK하이닉스, SK플래닛, SK브로드밴드, 11번가, ADT캡스 등을 계열사로 거느리는 구조가 유력한 방안으로 거론된다.
재계에서는 SK텔레콤이 물적 분할보다 인적 분할을 택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인적 분할을 하게 되면 SK㈜는 투자회사와 사업회사의 지분을 각각 26.8%를 보유하게 된다. 장기적으로 SK㈜는 중간지주사인 SK텔레콤 투자회사 지분을 늘린 뒤 합병해 손자회사인 SK하이닉스를 자회사로 만드는 방안이 거론된다.
이 같은 시나리오가 힘을 얻는 것은 SK하이닉스 때문이다. SK텔레콤의 지배구조 개편 작업의 근본적 목적은 SK하이닉스 지위를 자회사로 바꿔 인수합병(M&A) 부담을 덜어주려는 것이다. 현행 공정거래법상 지주사의 손자회사는 M&A를 할 때 인수 대상 기업의 지분 100%를 보유해야만 한다. 결국 중간지주사로의 전환을 거쳐 SK하이닉스를 SK㈜ 자회사로 전환한 뒤 현금 동원력을 앞세워 활발한 투자를 진행한다는 게 SK의 구상이다.
SK텔레콤이 중간지주사 전환을 서두르는 배경으로 공정거래법 개정안도 꼽힌다. 내년부터 신규 지주사가 보유해야 하는 자회사 지분이 20%에서 30% 이상으로 강화된다. 연내 중간지주사 전환에 실패하면 시가총액 100조 원이 넘는 SK하이닉스 지분 10%를 추가 보유하기 위해 10조 원이 넘는 돈을 동원해야 한다.
SK텔레콤이 분할되면 직원들의 재배치도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SK텔레콤 직원들 사이에서는 당장 수익을 내고 있는 사업회사인 SK MNO에 배치돼야 연봉이나 성과급 등에 유리할 것이란 반응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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