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에즈 운하 봉쇄 여파에 따른 물류난에 대한항공과 HMM이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다. 긴급 화물이 항공 운송으로 몰리고 꺾이는 듯 했던 해운 운임도 다시 반등 조짐을 보이고 있다.
12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지난 10일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운휴 중이던 대형 여객기 보잉 747-8i를 화물 운송에 첫 활용했다. 인천발 미국 뉴욕행 노선(KE9089)에 밸리카고(Belly Cargo·여객기 화물수송) 형태로 투입했다.
B747-8i는 최첨단 기술 적용으로 연료 효율성을 높이고, 소음과 탄소 배출량은 저감한 차세대 항공기다. 현존하는 대형 항공기 가운데 가장 빠른 마하 0.86의 순항 속도를 낼 수 있고 최대 14시간동안 1만4815㎞를 운항할 수 있다.
기존 B747-400보다 운항거리가 2386㎞가량 길고, 동체 길이 역시 5.6m 길어 화물탑재 공간은 27.9㎡가 넓다. 대한항공은 오는 13일에도 동일 기종을 인천~아틀란타 노선에 투입할 예정이다.
대한항공이 대형기인 드림라이너를 화물기로 활용하는 것은 수에즈 운하 봉쇄 여파로 항공화물 시장이 반사이익을 누리게 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장기 운휴 중인 기체 운용에 따라 조종사 운항자격 유지에도 유리한 측면이 있다.
수에즈 운하 봉쇄 사태는 일주일여 만에 해소됐지만 이에 따른 글로벌 물류경색은 2달 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피해금액은 11조원에 달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바닷길 경색으로 급송 화물의 경우 항공으로의 대체수송 수요가 폭증하게 됐고, 이같은 기조는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정연승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올 3월 국제선 화물 수송량은 28만7989톤으로 전년 대비 21.5% 증가한 역대 최고기록을 경신했다고 밝혔다. 노선별로는 미국(33%)과 일본(41%)이 가장 크게 증가했다. 이에 따라 대한항공은 올 1분기는 물론 상반기 흑자 기조를 유지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해운 업종의 수혜는 더욱 직접적이고 즉각적이다. 4월9일 기준 SCFI(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는 2652.12포인트를 기록하며 고공 행진 중이다.
SCFI는 지난 2월 2885.00포인트로 정점을 찍은 뒤 점차 하락세를 기록해왔다. 3월 마지막주 2570.68포인트까지 하락한 운임은 수에즈 사태를 계기로 4월2일 2585.42포인트로 반등한데 이어 2주 연속 상승세를 타고 있다.
특히 HMM이 강점을 보이고 있는 미주 서안 노선은 3931.00포인트를, 유럽 노선은 3964.00포인트를 기록 중이다. 선대 구성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지만 통상 해운업계에선 SCFI 800~900포인트를 손익 분기점으로 본다.
HMM의 2만4000TEU급 세계 최대 컨테이너 선단은 32항차 연속 만선이라는 대기록을 기록한 바 있다. 33항차에 99% 선적을 기록했지만 34항차부터 최근 37항차까지 또 다시 만선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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