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지수가 ‘닷컴 버블’이 있던 2000년 9월 이후 약 21년 만에 1,000을 돌파하며 ‘천스닥’ 시대를 열었다. 코스피가 박스권에 갇힌 사이 개인투자자들의 관심이 중소형주로 빠르게 옮겨가는 모습이다.
12일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1.26포인트(1.14%) 오른 1,000.65에 마감했다. 코스닥지수가 종가 기준으로 1,000 선을 넘어선 것은 닷컴 버블이 한창이던 2000년 9월 14일(1,020.70) 이후 20년 7개월 만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충격으로 지난해 3월 저점(428.35)을 찍은 이후 1년여 만에 133% 상승한 것이다. 이날 코스닥시장의 시가총액도 411조1000억 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나타냈다.
이날만 놓고 보면 외국인이 364억 원을 순매수하며 코스닥지수 상승세를 이끌었다. 개인투자자들은 196억 원어치를 팔았다. 하지만 천스닥 상승 기반을 닦은 것은 지난해부터 올해 3월까지 코스닥시장에서 21조6000억 원어치를 사들인 ‘개미’들이었다. 개인투자자들은 올 들어서만 5조3300억 원 이상을 순매수하며 주가를 끌어올렸다.
특히 바이오, 게임, 2차전지 등 혁신 성장 산업이 천스닥 시대의 발판이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날도 코스닥 대장주인 셀트리온헬스케어(1.48%)를 비롯해 셀트리온제약(1.60%), 씨젠(4.31%), 펄어비스(2.91%), 카카오게임즈(1.29%) 등 코스닥 시총 상위 종목들이 일제히 올랐다. 거래소 측은 “코로나19 상황에서 코스닥 주축인 제약, 바이오 종목이 상승세를 주도했고 지난해 하반기(7~12월) 이후엔 2차전지, K뉴딜 관련 소재 종목이 상승을 뒷받침했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코스닥시장이 천스닥에 안착하고 추가 성장세를 이어가려면 상장기업들의 실적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정용택 IBK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최근 바이오 종목의 임상실험, 무상증자 소식 등에 자극받아 코스닥 상승세가 나타나고 있다”며 “이 기업들의 개별 실적이 뒷받침돼야 주가 흐름이 유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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