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5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 이전보다 잠재성장률이 훨씬 낮아졌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올해 경제 성장률이 3%대 중반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라 성장 동력은 더 떨어졌다고 내다본 것이다.
이 총재는 이날 금융통화위원회가 끝난 뒤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코로나19 충격에 따라 고용 사정이 악화됐고 서비스업의 생산 능력이 저하됐다”며 잠재성장률 하락 이유를 설명했다. 잠재성장률은 물가 상승을 유발하지 않으면서 달성할 수 있는 최대 성장률이다. 한은이 2019년 8월 추정한 한국 경제의 잠재성장률은 2.5∼2.6%(2019∼2020년)다.
이 총재는 “코로나19가 여전히 진행 중이라는 점에서 잠재성장률을 추정하는 데 불확실성이 높다”며 “구체적인 잠재성장률 수준은 불확실성이 해소되면 재추정해 살펴보겠다”고 했다.
또 올해 연간 성장률은 당초 전망치(3.0%)를 뛰어넘은 3%대 중반을 달성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세계 경제 성장세가 빨라지고 있고 국내 수출, 설비 투자 증가세도 당초 전망보다 확대되고 있다”며 “3%대 중반은 충분히 가능한 숫자”라고 했다. 다만 코로나19 확산세가 더 악화되지 않고 백신 보급도 하반기(7∼12월)에 차질을 빚지 않는다는 점을 전제로 했다.
한은은 이날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인 연 0.5%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지난해 7월 이후 일곱 번째 동결이다. 이 총재는 “국내 경제 성장세가 예상보다 빠르게 확대되고 있지만 코로나19 전개 상황을 지켜보면서 회복세가 지속될지를 좀 더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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