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네시주 스프링힐에 설립 예정… 양사 2조6000억원 투입하기로
합작법인과 별도 생산라인 구축… ESS용 파우치형-원통형도 양산
SK와 소송 끝내고 美투자 본격화
LG에너지솔루션이 미국 제너럴모터스(GM)와 함께 짓는 미국 내 두 번째 배터리 공장이 테네시주에 들어선다. 독자 생산 시설 부지도 상반기(1∼6월) 중 선정할 계획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소송 리스크의 마침표를 찍음과 동시에 미국 조 바이든 정부의 그린뉴딜과 ‘바이 아메리카(Buy America)’ 기조에 맞춰 북미 시장에서 영향력을 넓혀 나간다는 구상이다.
15일 외신과 재계 등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과 GM은 이르면 16일 합작법인(JV) ‘얼티엄셀즈’ 제2 배터리공장에 대한 투자계획을 밝힐 예정이다. 양사는 23억 달러(약 2조6000억 원)를 투입해 미국 테네시주 스프링힐에 공장을 세울 계획이다. 제2 배터리공장에서는 내년부터 가동에 들어가는 GM 공장에서 생산할 전기차 ‘캐딜락 리릭’에 탑재되는 파우치형 배터리를 제조할 예정이다. 다만 공장의 완공과 가동 일정은 현재로선 미정이다.
테네시주에 들어설 공장의 규모는 2022년 가동을 목표로 미국 오하이오주에 짓고 있는 제1 배터리공장과 비슷할 것으로 예상된다. LG에너지솔루션과 GM이 2019년 50 대 50 비율로 짓기 시작한 오하이오 공장은 연 35GWh(기가와트시)의 생산능력을 갖추고 있다. 제2 배터리공장까지 가동에 들어가면 얼티엄셀즈는 연 70GWh의 생산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배터리공장의 확대는 전기차 비중을 늘리려는 GM의 계획에 발맞춘 것이다. GM은 전기차와 자율주행차 개발을 위해 2025년까지 270억 달러(약 30조 원)를 투자해 30여 개의 글로벌 모델을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2025년에는 전기차 판매 비중을 전체 차량 판매의 최대 40%까지 늘리고 2035년에는 전기차만 판다는 구상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합작법인과는 별도로 독자적인 배터리 생산시설을 추가로 구축하며 공격적인 투자에 나설 계획이다. 이미 지난달 “2025년까지 5조 원 이상 투입해 연 70GWh 이상의 생산능력을 갖추겠다”고 밝힌 바 있다. 상반기 중 2곳 이상의 공장 후보지를 선정할 예정이다. 이곳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의 주력 제품인 파우치형 배터리뿐만 아니라 프로테라 등 전기차 스타트업의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한 원통형 배터리 및 에너지저장장치(ESS)용 파우치 배터리 등도 생산된다.
구상대로 투자가 진행될 경우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내 독자 생산시설에서 연 75GWh 이상, GM과의 합작법인을 고려하면 총 연 145GWh 이상의 전기차 배터리 생산능력을 갖추게 된다. LG에너지솔루션은 현재 GM, 포드, 크라이슬러 등에 전기차 배터리를 공급하기 위해 2012년부터 미시간주 홀랜드 공장을 가동해 오고 있다.
전기차 배터리 업계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이 최근 SK이노베이션과의 소송전을 ‘윈윈’인 합의로 끝내면서 미국 내 사업에서 더욱 탄력을 받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LG와 GM의 배터리 공장 설립은 소송 합의 이전부터 추진됐다. 향후 소송의 불확실성이 완전히 사라졌다는 점에서 다른 기업과의 협업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GM뿐만 아니라 다른 완성차 업체와 손잡고 사업을 확대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의미다.
또 바이든 행정부가 전기차 배터리 공급망 확대에 공을 들이는 점도 LG에너지솔루션의 미국 투자에 속도를 불어넣어 줄 것으로 전망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최근 전기차 생태계 조성을 위해 8년간 1740억 달러(약 194조 원) 규모를 투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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