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더욱 커지고 있다. 최근 발표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국제통화기금(IMF) 전망에는 공통점이 있다. 두 곳 모두 올해 글로벌 경기 회복은 미국 주도로 진행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OECD는 올해 미 경제 성장률을 6.5%로, IMF는 6.4%로 제시했다. 지난 전망치보다 큰 폭으로 상향 조정했다. 경기 민감주, 그리고 미국 주도 성장에서 수혜를 볼 업종에 계속해서 관심을 둬야 하는 이유다.
미국의 경기 회복 속도가 다른 국가보다 빠른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우선 백신 접종 속도다. 미국은 전체 인구의 26%가 백신 접종 과정을 모두 마쳤다. 주요국 가운데 영국 다음으로 빠르다. 하루에 300만 회 이상의 백신 접종이 이뤄지면서 19일부터 모든 성인이 백신 접종을 신청할 수 있다. 확진자와 사망자도 줄면서 각 주는 본격적으로 정상화 절차를 밟고 있다. 미국의 소비심리가 개선되고 신규 취업자가 빠르게 증가하는 것은 이를 반영한 결과다.
또 하나는 엄청난 규모의 부양책 효과다. 조 바이든 행정부는 지난달 1조9000억 달러 규모의 부양책을 통과시켰다. 미 국내총생산(GDP)의 약 9%에 해당하는 수준으로, OECD가 지난해 12월 전망에 비해 미국 성장률을 3.3%포인트나 상향 조정한 이유다. 이에 따라 1인당 1400달러의 현금이 지원되고 연방 차원의 실업수당 지급이 연장되면서 소비자들의 가처분소득도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바이든 행정부는 부양책을 통과시킨 직후 인프라 투자 패키지도 발표했다. 이번 패키지는 2조3000억 달러 규모의 폭넓은 경제 패키지다. 도로, 다리 등 전통적 의미의 인프라는 물론이고 전기차 인프라, 브로드밴드, 전력망에 대한 투자를 비롯해 제조업 강화까지 포함했다. 인프라 투자까지 본격적으로 진행되면 미국 경기는 더 탄력을 받을 수 있다.
미국 경기가 호조를 보이면 수출 중심의 경제 구조를 가진 한국에도 긍정적이다. 다만 주식시장 관점에서는 장단점이 혼재돼 있다. 미국 중심의 경기 회복은 금리 상승, 달러 강세로 이어진다. 연초 1% 수준이던 미 10년 국채 금리가 한때 1.7% 수준까지 올라가고, 원-달러 환율이 1140원 선까지 상승했던 이유다. 이는 성장주의 밸류에이션(가치평가) 부담을 가중시키고 외국인 순매도를 유인하는 요소로 작용한다.
따라서 현재로선 지수에 대한 베팅보다는 앞서 서술했듯이 경기 민감주, 미국 주도 성장 수혜주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특히 미국의 대규모 인프라 투자와 관련해 미국 매출 비중이 높은 일부 기계 기업들이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해당 분야에 대한 관심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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