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성수 “가상화폐 거래소 9월에 모두 폐쇄될수도”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4월 23일 03시 00분


“인정할 수 없는 화폐” 경고
‘코인 광풍’에 국내 200곳 난립… 실명확인 계좌 거래는 4곳뿐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386회국회(임시회) 제1차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공동취재사진)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386회국회(임시회) 제1차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공동취재사진)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22일 “가상화폐는 인정할 수 없는 화폐”라며 “현재 가상화폐 거래소가 200여 개 있지만 9월에 대거 폐쇄될 수 있다”고 밝혔다. 3년 만에 다시 불어닥친 ‘코인 광풍’에 경고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풀이된다.

은 위원장은 이날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가상화폐 거래소 가운데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에 따라 현재까지 등록한 업체가 한 곳도 없다”며 “등록이 안 되면 9월에 거래소가 다 폐쇄될 수 있다”고 말했다.

특금법에 따라 가상화폐 거래소들은 9월 말까지 은행으로부터 실명 확인이 가능한 계좌를 받아 금융당국에 신고해야만 영업을 할 수 있다. 하지만 현재 은행들과 제휴해 고객 실명 계좌를 만들어 영업하는 곳은 업비트, 빗썸, 코인원, 코빗 등 4곳뿐이다.

나머지 중소형 업체는 법인 명의의 계좌로 투자금을 받은 뒤 장부 형태로 입출금을 관리하는 이른바 ‘벌집계좌’를 운영하고 있다. 실명 확인을 거치지 않고도 거래할 수 있어 중소형 거래소가 시세 조종, 자금 세탁 등 불법 거래의 통로가 된다는 지적이 많다. 시장에서는 은행들이 검증이 안 된 중소형 거래소를 대상으로 실명 계좌를 내줄 가능성이 작아 살아남는 거래소가 10곳이 안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은 위원장은 거래소 운영 실태에 대해 경고하면서도 “가상화폐 투자자들까지 정부에서 다 보호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박희창 ramblas@donga.com·김자현 기자
#은성수 금융위원장#가상화폐 거래소#코인 광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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