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내달 '5년 단위' 자산배분안 결정
위험자산·해외투자 늘리는 기조 유지할 듯
5년 뒤 국내주식 목표비중 14~15% 전망돼
국민연금이 내달 5년 단위 중기자산배분을 통해 자산군별 목표비중을 결정한다. 연금은 수익률 제고를 위해 위험자산, 해외투자 비중을 늘리는 기조를 유지해 국내주식 목표비중이 늘어나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 투자정책전문위원회(투정위)는 지난 21일 중기자산배분 중간보고 안건 등을 심의했다. 중기자산배분안은 투정위에서 안건 초안을 작성한 뒤 실무평가위원회를 거쳐 기금위에 중간보고될 예정이다. 최종 확정안은 내달 결정될 전망이다.
국민연금의 중기자산배분은 앞으로 5년간의 대내외 경제전망, 자산군별 기대수익률, 위험 등에 대한 분석을 반영해 기금의 목표수익률과 자산군별 목표 비중을 결정하는 것을 말한다. 5년간의 목표수익률을 달성하기 위한 최적의 자산배분 비중을 정해놓는 것이다.
국민연금은 위험자산, 해외투자 비중을 늘리려는 기조를 그대로 유지해 오는 2026년 말 국내주식 목표비중을 작년 중기자산배분안 때보다 높이지 않을 것으로 파악된다. 올해 국내주식 목표비중을 높이지 않으면 2026년 말 국내주식 비중은 14.0~15.0% 사이에서 결정될 것으로 관측된다.
그간 국민연금은 국내주식 목표비중을 점차 하향시켜왔다. 지난해 국민연금은 중기자산배분안을 통해 오는 2025년 말까지 국내주식 비중을 15.0%로 낮추기로 결정했다. 올해 말 목표비중이 16.8%이므로 4년간 1.8%포인트를 더 감축하는 셈이다.
국민연금이 위험자산과 해외투자 비중을 늘리는 것은 기금이 축적되는 시기에 장기 목표수익률을 높여 최대한 고갈을 늦추기 위해서다. 목표수익률을 늘리려면 적극적인 기금운용을 통해 리스크를 감내하며 위험자산에 투자를 늘려야 한다.
한 관계자는 “국내주식이 다른 자산에 비해 변동성이 높고 기대수익률이 낮아 점차 비중을 조절해나가야 할 필요가 있어 합리적 투자자라면 해외 비중을 늘리는 게 맞다”며 “2026년 말 국내주식 목표비중이 15%보다 낮아지거나 유지할 가능성이 있지만 늘리는 방향으로 가기 어려울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다만 중기자산배분안의 참고자료로 쓰이는 각국의 국내총생산(GDP) 전망이 코로나19로 인해 왜곡되고 있어 5년 단위 장기 전망 수립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국제통화기금(IMF)이나 글로벌 리서치 등이 각국의 GDP 전망에 대해 상당히 엇갈린 의견을 내놓고 있어 국내와 해외간 비중 조절이 까다로워졌다는 전언이다.
또 지난해 한국의 경제성장률 선방이 올해 역기저효과를 일으켜 다른 국가들보다 성장세를 보이기 어렵다는 점으로 인해 해외투자 비중 상향 기조에 힘을 싣는 요인으로 작용하게 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IMF는 올해 국내 경제 성장률을 3.6%로 전망했다. 미국(6.4%), 유로존(4.4%) 등과 비교해 낮지만 한국이 지난해 코로나19에 따른 GDP 충격을 잘 막아내 상대적으로 상승폭이 크지 않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지난해 우리나라가 상대적으로 성장률 방어를 잘했기 때문에 올해 GDP 성장률이 다른 국가보다 낮게 나오는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코로나19 기저효과 등으로 인해 전망치 왜곡 현상이 심화돼 자산배분 결정이 다른 해보다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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