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투자자들을 향해 “잘못된 길을 가고 있으면 잘못됐다고 어른들이 얘기해 줘야 한다”고 발언한 은성수 금융위원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국민 청원 동의가 하루 만에 4만명을 넘어섰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은성수 금융위원장의 자진사퇴를 촉구합니다’ 청원은 지난 22일 청원이 시작된지 하루 만인 23일 오후 2시18분 현재 4만4112명의 동의를 얻었다.
청원자는 “잘못된 길을 가고 있으면 어른들이 가르쳐줘야 한다고 하셨는데, 지금의 잘못된 길을 누가 만들었는지 가만히 생각해 보시길 바란다”며 “말에 책임을 지시고 자진 사퇴하시라”고 말했다.
앞서 은 위원장은 지난 22일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암호화폐 열풍에 대해 “하루에 20%씩 오르내리는 자산에 함부로 뛰어드는 게 올바른 길이라고 보지 않는다”면서 “잘못된 길을 가고 있으면 잘못됐다고 어른들이 얘기해 줘야 한다”며 투자자들을 ‘훈계’하는듯한 발언을 했다.
또 암호화폐 열풍에 따른 투자자 보호 대책을 묻는 여야 의원들에게 “가상자산을 사고 파는 사람이 ‘투자자’인가”라고 되물으며 “저희가 보기에 (가상자산은) 투기성이 강한, 한국은행 총재의 말대로 내재가치가 없다는 입장에서 접근하고 있다”고 답하기도 했다.
이에 청원자는 “금융위원장님도 부동산으로 자산을 많이 불리셨던데, 어른들은 부동산 투기로 자산을 불려놓고는 가상화폐는 투기니 그만둬야 한다(고 말했다)”며 “국민의 생존이 달려있는 주택은 투기 대상으로 괜찮고 코인은 투기로 부적절하다? 역시 어른답게 배울게 많다”고 꼬집었다.
은 위원장이 암호화폐 과세에 대해 “그림을 사고 팔면 양도차익에 대해 당연히 세금을 내는데, 그림 가격이 떨어졌다고 정부가 이에 대한 책임을 지지는 않는다”고 발언한 내용도 도마에 올랐다.
청원자는 “깡패도 자리를 보존해 준다는 명목 하에 자릿세를 뜯어가는데, (암호화폐) 투자자는 보호해 줄 근거가 없다며 보호에는 발을 빼고, 돈은 벌었으니 세금을 내라고 한다”며 “미술품과 비교하면서 가상화폐 시장을 운운하는 것을 보았을 때 이해가 부족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비판했다.
한편 암호화폐 시장에 대한 이같은 은 위원장의 인식에 대해서는 정무위 의원들도 크게 질타했다.
김병욱 의원(더불어민주당)은 “투자자보호라는 것이 당국이 손실을 보전하라는 것이 아니다”며 “엄청난 금액이 거래되고 있는 데 대해 (정부가) 손을 놓고 있지 않느냐 생각이 든다”고 지적했다.
이어 “일대일 매매에 불과한 그림 거래를 불특정 다수가 경쟁적으로 참여하는 암호화폐와 비교해 설명하는 것도 (은 위원장의) 인식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증거”라고도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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