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5년차 부부 중 자기 집을 보유한 경우가 절반을 조금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결혼 후 5년 내내 맞벌이를 해도 10쌍 중 4쌍은 ‘무주택’이었다.
통계청이 25일 발표한 ‘신혼부부 통계로 살펴 본 혼인 후 5년 간 동태적 변화분석’에 따르면 2019년을 기준으로 결혼 5년차를 맞은 초혼부부 21만2287쌍 중 주택을 소유한 부부는 11만4363쌍으로 전체 53.9%였다. 나머지 9만7924쌍은 결혼 5년차에도 자가를 소유하지 못했다.
결혼 기간에 따른 주택 소유 비중은 1년차 34.4%, 2년차 39.6%, 3년차 44.9%에서 4년차에 49.5%로 절반에 가까워졌다.
맞벌이 기간이 길면 주택소유 비중도 높아지는 모습을 나타냈다. 5년 간 맞벌이를 유지한 부부 중 5년차에 주택을 소유한 비중은 전체 62%였다. 뒤집어 보면 38%는 5년 간 맞벌이를 하고도 무주택 상태가 유지됐다는 뜻이다.
반대로 5년간 외벌이를 유지한 부부는 결혼 5년차에 주택을 소유한 비중이 54.3%로 5년간 맞벌이한 부부보다 7.7%p 낮은 비중을 보였다.
5년간 맞벌이한 부부와 5년간 외벌이한 부부의 주택소유 변화는 2년차까지만해도 3%p로 크지 않았으나, 3년차 이후로 5%p 정도로 벌어지고 5년차에는 그 격차가 더욱 커지는 모습이었다.
맞벌이로 시작해 외벌이로 바뀌거나 외벌이에서 맞벌이로 바뀐 경우에도 맞벌이 기간이 주택 소유 여부에 영향을 미쳤다.
외벌이로 시작해 맞벌이로 변화한 부부는 결혼 2, 3년차에 맞벌이로 전환했을 때 5년차에 주택 소유 비율이 각각 54.7%, 55.3%였다. 반면 4, 5년차에 맞벌이 전환한 부부는 5년차 주택 소유 비율이 51.9%, 52.2%에 그쳤다.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였다. 맞벌이에서 외벌이로 전환한 부부의 경우 결혼 후 4년까지 맞벌이를 유지했을 때 결혼 5년차 주택 소유 비중이 58.1%였으나, 결혼 1년 후 외벌이로 전환한 부부는 56%가 주택을 소유했다.
주택 소유 여부는 아내의 연령과도 밀접한 관계를 보였다.
아내의 출생연도가 1980년대 초반인 경우 결혼 1년차 주택소유가 38.4%에 그쳤지만 5년차에는 57.1%로 급격한 변화를 보였다. 아내의 출생연도가 1980년대 후반일 때도 1년차 주택소유 31.5%에서 5년차 53.7%로 변화 폭이 컸다. 이는 결혼 당시 아내의 나이가 20대 중반~30대 중반으로 결혼 초기 ‘내 집 마련’을 위한 맞벌이 비중이 높았던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아내의 출생연도가 1974년 이전인 경우 결혼 1년차에 주택을 소유한 비중이 이미 절반을 넘긴 52.3%였고, 5년차에는 60.9%였다. 1970년대 후반일 때도 1년차 46.1%에서 5년차 59.4%로 앞선 사례들만큼 변화 폭이 크진 않았다.
아내의 출생연도가 1990년 이후인 경우엔 결혼 1년차 주택 소유비중이 21.5%, 5년차에도 37.8%로 무주택 비중이 가장 높았다.
주택 소유 여부는 출산과도 적지 않은 상관관계를 나타냈다. 주로 ‘내 집 마련’을 이룬 뒤 아기를 갖는 경향을 보였다.
‘5년간 무주택’인 부부는 5년차에 자녀가 있는 부부가 80.7%로, 결혼 시작부터 자가를 소유한 부부(82.9%)의 ‘유자녀’ 비중과 큰 차이는 없었다.
그러나 무주택으로 신혼생활을 시작해 주택 마련에 매진한 부부의 경우는 다른 모습을 보였다. 주택을 소유한 시점이 빨라질 수록 출산 증가폭이 커졌기 때문이다.
결혼 3년차 이후 집을 마련한 부부의 경우 자가가 없었던 결혼 1, 2년차까지만 해도 ‘5년간 무주택’인 부부보다 출산 비중이 낮았다. ‘5년간 무주택’인 부부는 결혼 1년차에 24.5%, 2년차에 55.5%의 출산 비중을 보인 반면, 결혼 3년차 이후에 주택을 마련한 부부는 1년차에 출산한 비율이 20%를 간신히 넘겼고, 2년차에도 55% 미만이었다.
반면 주택을 마련한 3년차부터는 ‘5년간 주택 미소유’ 부부의 출산비중(69.3%)을 앞질러 출산 비율이 70%를 넘기게 된다. 이 차이는 시간이 갈 수록 더 벌어지는데, 결혼 3년차 이후 집을 소유한 부부의 5년째 ‘유자녀’ 비중은 84%인데 반해 결혼 5년후에도 무주택인 부부는 80.7%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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