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슈에무라 이어 ‘비쉬’까지…로레알 화장품 줄줄이 철수

  • 뉴스1
  • 입력 2021년 4월 28일 06시 59분


© News1
© News1
로레알 그룹의 화장품 브랜드 ‘비쉬’(VICHY)가 오는 8월 말을 끝으로 한국 시장에서 철수한다. 지난 1998년 한국 시장에 진출한지 23년만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로레알코리아는 프랑스 화장품 브랜드 비쉬의 온·오프라인 매장을 단계적으로 철수하고 있다.

비쉬는 프랑스 비쉬 지역 온천수의 효능을 경험한 피부과 전문의가 1931년 만든 더모 코스메틱 브랜드다. 국내 시장엔 1998년 11월 첫 진출했으며, 민감한 피부 관리를 돕고 오랜 역사를 보유해 전 세계에 탄탄한 마니아층을 보유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20여년 간 드럭 스토어 등에서 판매되면서 마니아층의 사랑을 받았다. 하지만 국내 더모 코스메틱 시장이 커지면서 비쉬의 영향력은 오히려 줄어들기 시작했다. 닥터자르트·닥터지·센탈리안24 등 새로운 더모 코스메틱 브랜드가 신흥 강자로 떠오르면서 점차 설자리를 잃은 것이다.

최근 주력 판매 채널로 꼽히던 국내 1위 H&B(헬스앤뷰티) 스토어 ‘올리브영’의 온·오프라인 채널에서도 이미 철수했다. 주요 이커머스 채널에서도 직구 상품 외에는 직수입 상품 판매를 중단한 상태다.

이밖에 아직 철수하지 못한 온·오프라인 채널도 순차적으로 정리할 방침이다. 오는 8월 이후에는 면세점 온·오프라인 매장에서만 비쉬 화장품을 만날 수 있게 된다. 비쉬가 브랜드 철수 수순을 밟으면서 이미 비쉬 브랜드 담당 직원들도 사내 보직 이동을 완료한 상태다.

로레알코리아 홍보 담당자는 “비쉬 사업 종료는 국내 더모코스메틱 시장에서 성장 잠재력이 큰 브랜드에 집중해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극대화하기 위한 전략의 일환”이라고 말했다.

로레알코리아가 최근 철수 결정을 내린 브랜드는 비쉬만이 아니다. 지난 2003년 로레알 그룹에 인수된 일본 화장품 브랜드 ‘슈에무라’의 국내 사업도 오는 9월 말을 끝으로 종료한다.

슈에무라는 지난 2005년 처음 국내 시장에 첫 진출해 립스틱·아이브로우 등 다양한 히트템을 내며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노재팬 여파와 코로나19로 인한 색조 화장품 수요 감소로 실적이 감소하면서 브랜드 철수가 불가피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크리스티앙 마르코스 아르나이 로레알코리아 대표이사도 “한국 시장 수요를 기반으로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검토한 결과 온·오프라인 모두 철수하는 것으로 결정했다”며 임직원들에 슈에무라 철수 소식을 알린 바 있다.

실제 랑콤·키엘·슈에무라·비쉬 등 글로벌 브랜드를 운영하는 로레알코리아의 실적은 정체에 머문 상태다. 엘오케이(LOK·로레알코리아)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은 3376억원이다. 이는 전년(3418억원) 대비 1.2% 감소한 수치다. 영업익은 162억으로 전년(80억원) 대비 두배 가량 늘었지만, 영업이익률은 5%에 그쳤다.

업계 관계자는 “K뷰티 영향력이 커지면서 수입 화장품의 경쟁력이 예전만 못한 데다 코로나19 여파로 최근 뷰티 산업이 전반적으로 침체기에 빠졌다”며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의 일환으로 부진 브랜드 철수는 불가피한 결정이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뉴스1)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오늘의 추천영상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