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배구조 개편… '빅테크' 향해 약진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4월 30일 03시 00분


SK텔레콤

SK텔레콤은 14일 인적분할을 통한 지배구조 개편 작업을 공식화했다.

존속회사인 ‘AI&디지털인프라 컴퍼니’에는 5세대(5G) 통신 등 유무선 사업을 하는 통신 관련사들이 자회사로 편입된다. 신설회사인 ‘ICT 투자전문회사’엔 SK하이닉스, 11번가, ADT캡스, 티맵모빌리티 등 반도체, e커머스 회사들이 포함된다.

SK텔레콤은 인적분할을 통해 통신과 신사업 각각에 적합한 경영 구조와 투자 기반을 갖춘다는 구상이다. 반도체와 새로운 정보통신기술(ICT)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주주들에게 통신 사업과 신성장 사업에 대한 투자 선택권을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인적분할 등 SK텔레콤의 움직임에는 빅테크 기업으로 변신하겠다는 전략이 담겨 있다. 박정호 SK텔레콤 대표는 올해 초 “인공지능(AI) 혁신과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경영을 통해 사랑받는 빅테크 기업이 되자”며 “모든 업무에 AI를 도입하는 등 비즈니스는 물론이고 업무 방식 및 문화까지 획기적으로 바꾸자”고 강조했다. SK텔레콤은 대화형 AI ‘한국어 GPT-3’와 AI 가속기 등을 개발하는 연구조직을 별도로 운영하고 있으며, 지난해 11월에는 국내 최초로 개발한 데이터센터용 AI 반도체 ‘사피온 X220’을 공개하기도 했다.

SK텔레콤은 AI 분야 우군을 확보하기 위한 행보도 강화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카카오와 AI, ESG, 지식재산권 분야에서 상호 협력하고 해당 분야 기술 등 주요 자산을 사회와 나누기로 했다. 양사는 한국 대표 AI 기술을 공동 개발하기로 하고 올해부터 집중 투자 및 개발을 진행할 예정이다.

SK텔레콤은 지난해 매출 18조6247억 원, 영업이익 1조3493억 원으로 역대 최대 성과를 냈다. 특히 미디어, 보안, 커머스 등 AI 중심 신성장동력으로 육성하고 있는 분야의 매출 비중이 35%(8조 원)로 2016년(20%)보다 늘었다. 영업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19년에는 14%에 불과했으나 지난해는 24%까지 늘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신사업 분야 성과를 위해 투자와 혁신에 적극 나서겠다”고 밝혔다.

이건혁 기자 g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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