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털 상단-메인 광고에 웨일 띄워… 이용자 의견 댓글 달며 서비스 보완
앱에서 보던 영상 PC서 이어 보고… 기존 하나의 창을 두개로 나눠 작업
“국내 최적화로 브라우저 주권 확보”
네이버가 웹 브라우저 서비스 ‘웨일’의 기능을 대폭 강화해 외산이 장악한 브라우저 시장을 두드리고 있다. 4년간 사용자들의 의견과 이용 행태를 꼼꼼하게 분석해 국내 인터넷 환경에 최적화된 ‘한국형 브라우저’를 개발했다며 공세에 나섰다. 구글의 ‘크롬’, 마이크로소프트(MS)의 ‘인터넷익스플로러(IE)’가 주도하는 브라우저 시장 구도를 깨고 3년 내 국내 브라우저 시장 1위에 올라서겠다는 야심 찬 포부를 내놨다.
3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포털사이트 첫 화면 상단과 메인 광고에 웨일을 띄우는 등 ‘브라우저 비즈니스’를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다. 웨일은 네이버가 2017년 선보인 웹 브라우저로, 사업 초기에는 크롬과 IE에 밀려 관심을 받지 못했다. 이후 네이버 산하 ‘웨일 연구소’는 게시판을 열고 이용자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용해 서비스를 보완하기 시작했다. 개발팀은 글이 올라올 때마다 일일이 댓글을 달며 서비스를 보완했다. 현재 게시판에는 10만여 개의 글이 달려 있다.
김효 웨일 서비스 책임리더는 “고객 불편을 즉각적으로 수정하고 문제가 생기면 밤낮없이 직원들이 직접 접속해 고쳐 드렸다. 컴퓨터 문제인 경우가 많아 농담 반으로 ‘AS 수리 기사가 된 것 같다’는 농담도 주고받았다”고 했다.
고객들의 문의와 의견을 기반으로 국내 인터넷 이용자들에게 최적화된 기능들이 나왔다. 대표적인 것이 안드로이드, iOS, 윈도 등 운영체제(OS)에 상관없이 파일을 끊김 없이 주고받을 수 있는 ‘그린드랍’ 기능이다. 스마트폰으로 네이버 애플리케이션(앱)에서 보던 웹 페이지나 영상, 문서 등을 PC에서 그대로 이어서 볼 수 있다. 브라우저 창을 띄우지 않고도 네이버 앱 등을 ‘단축키’처럼 쓸 수 있는 ‘사이드바 단독모드’도 눈에 띈다. 기존에 하나의 창을 두 개로 나눠 작업할 수 있는 ‘듀얼 탭’이나, 단어를 드래그하면 바로 뜻을 알려주는 ‘퀵서치’ 기능 역시 타 브라우저에는 없는 웨일만의 기능이다.
네이버는 이를 기반으로 해외 ‘웹 브라우저’ 업체들과의 치열한 경쟁을 예고했다. 최근 인터넷의 대명사처럼 굳어진 ‘IE’의 10년 독주는 구글의 ‘크롬’의 급부상으로 무너진 상태다. MS는 ‘엣지’ 브라우저를 출시해 반격 중이다. 해외에선 ‘모질라’, ‘비발디’ 등 독립 브라우저들도 생겨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스탯카운터에 따르면 올해 3월 PC 기준 국내 브라우저 시장은 크롬이 점유율 69%로 1위를 지키고 있고 엣지(12%), IE(8%), 웨일(5%) 등이 뒤를 잇고 있다. PC와 모바일을 합친 통합 점유율은 웨일(7%)이 엣지(5%)나 IE(3%)보다 앞선다.
네이버는 매달 ‘웨일’을 업데이트하고 있다. 국내 이용자에게 최적화된 서비스를 제공해 ‘브라우저 주권’을 찾겠다는 의지다. 김주형 웨일 서비스 리더는 “브라우저는 매일, 자주 쓰는 인터넷 기반인데 선택권이 없으면 불편함을 감수하고 적응해야 한다”며 “해외 서비스에 뒤처지지 않는 차별화된 서비스를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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