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축됐던 中 산업생산 본격 회복
의류-잡화-전자제품 등 수출 호황
비용 2배 들지만 배송량 16배 증가
선박 부족해 車부품 항공배송도
중국의 전자제품 기업 A사는 최근 상하이발 인천행 아시아나항공 화물기에 전자제품을 실어 보냈다. 하지만 이 제품의 최종 목적지는 한국이 아닌 미국이었다. 사람이 여객기를 갈아타듯이, 중국 화물이 인천국제공항을 환승지로 거쳐 미국으로 향한 것이다.
A사가 굳이 한국을 거쳐 미국으로 화물을 보낸 건 왜일까. 이유는 간단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영향으로 비행편이 크게 줄면서 중국발 미국행 화물기가 수요에 비해 턱없이 부족해졌기 때문이다. 국내 항공업계 관계자는 “올 들어 중국에서 미국으로 가는 화물 수요가 늘면서, 한국을 거쳐 미국으로 향하는 화물이 크게 늘어나는 특이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미국 유럽 등의 경기가 회복되면서 움츠러들었던 글로벌 물동량도 크게 증가하고 있다. ‘세계의 공장’으로 불리는 중국의 기업들이 제품 생산을 늘렸지만 코로나19로 축소된 항공기 운항은 아직 예전 수준까지 회복되지 않고 있다. A사는 비용이 2배로 드는 걸 감수하면서도 납기일을 맞추기 위해 한국을 거쳐 미국으로 제품을 보냈다. 애플 위탁생산 업체 F사, 중국 유명 노트북 회사인 B사 등도 이렇게 미국에 화물을 배송하고 있다.
한국을 거치는 중국발 미국행 화물량 증가는 숫자로도 확인된다,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올해 1분기(1∼3월) ‘중국→한국→미국’ 가전제품 운송량이 39CH/WT t(항공업계 화물 운임 부과 단위)로 지난해 1분기(2.4CH/WT t)보다 약 16배 증가했다. 디스플레이 관련 제품은 지난해 1분기(0.12CH/WT t)보다 올해 1분기(19CH/WT t)에 무려 158배가량 증가했다. 의류 잡화, 모바일 부품 등도 크게 증가했다. 대한항공도 상황은 비슷하다.
과거 주로 배로 수송되던 자동차 부품도 요즘은 항공기에 많이 실린다. 선박 부족 때문이다. 자동차 부품이 부족해지면서 급하게 실어 날라야 한다는 사정도 생겼다. 아시아나항공은 올 1분기에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갑절가량 많은 2만 CH/WT t의 자동차 부품을 실어 날랐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자동차 부품 수요가 크게 늘면서 급하게 실어 나르기 위해 항공기를 자주 찾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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