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버랜드, 45년만에 ‘버스’ 대체
차량 높이 낮추고 시야 탁 트여
체취-소리도 전달… 14일부터 운행
경기 용인시 에버랜드의 인기 프로그램 ‘사파리 월드 투어’를 이끈 사파리 버스가 45년 만에 새로운 차량으로 교체된다. 기존 버스에서 직사각형 전면 유리창이 있는 트램으로 바뀐다. 탁 트인 시야를 확보하고 차량 높이를 낮춰 맹수들과 사파리를 더욱 생생하게 볼 수 있게 됐다.
삼성물산 리조트부문은 총 6대의 트램을 14일부터 에버랜드에 투입한다고 10일 밝혔다. 새 사파리 버스는 충북 진천시에 있는 건설장비 전문 업체 ‘현대에버다임’이 생산했다. 최근 취재진이 생산 공장을 찾았을 때는 에버랜드 사파리에서 운영될 트램 최종 점검작업이 한창이었다.
새로운 사파리 차량의 이름은 ‘사파리월드 와일드 트램(사파리 트램)’. 가장 눈에 띄는 건 트램 전체를 둘러싼 유리창이었다. 유리와 투명한 플라스틱 자재인 폴리카보네이트를 합쳐 만든 방탄유리다. 일반 유리보다 150∼200배가량 강도가 세며 3500kg의 충격에도 버틸 수 있다. 220kg 호랑이 15마리가 동시에 달려들어도 안전하다. 김재용 현대에버다임 신사업 개발팀장은 “수백 번 안전 테스트를 거쳤다. 전면 유리로 된 트램을 운영하는 건 세계 최초일 것이다. 생생한 사파리 현장을 만끽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램 안에는 곳곳에 환풍구가 있어 맹수들 소리와 체취를 직접 느낄 수 있다. 트램 높이는 저상 버스 수준이었다. 의자에 앉으면 일반 성인 기준으로 지상에서 눈까지 높이가 1.6m 정도다. 동물들과 눈을 맞출 수 있는 높이라 일어서지 않고도 동물들을 충분히 볼 수 있다.
트램 자체에는 동력기관이 없다. 맨 앞에 달린 견인차가 트램 2량을 끌고 가는 방식이다. 이 때문에 트램 안에서는 차량 엔진 및 구동 소리가 전혀 나지 않아 동물 소리를 생생히 들을 수 있다.
동물들이 다치지 않도록 차량의 모서리나 문틀, 뾰족한 부분 등에는 안전장치를 해 놨다. 바퀴도 노출시키지 않고 트램 안쪽에 설치했다. 동물들이 타이어 바퀴에 부상을 당하거나 바퀴를 뜯는 걸 막기 위해서다. 휠체어 탑승도 가능하다. 트램마다 밀리터리, 게임, SF 등의 테마 디자인을 입혔다.
사파리 트램은 1대당 28개의 좌석이 있어 1회 운행 시 56명을 태울 수 있다. 기존보다 1회당 16명을 더 태울 수 있어 대기 시간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기존 사파리 버스를 운전하던 기사가 견인차를 운전하며 방송으로 사파리에 대해 설명을 한다. 김원진 에버랜드 프로는 “올해 개장 45주년을 맞아 2년여 동안 준비했다. 기존 차량은 고객들이 추억을 간직할 수 있도록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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