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소비자물가지수 107.39…전년비 2.3% ↑
2017년 8월 2.5% 이후 최대 상승폭 나타내
일각선 인플레이션 우려 과도 주장…"기저효과"
석유 등 원자재 가격이 줄줄이 오르면서 국내 인플레이션 공포감이 커지고 있다. 석유·원자재의 공급 부족과 함께 코로나19로 인한 보복소비까지 겹치며 인플레이션이 현실화할 수 있단 관측이 제기된다.
통계청이 지난 4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4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2.3% 오른 107.39를 기록했다. 지난 2017년 8월(2.5%) 이후 3년 8개월만에 가장 높은 상승폭을 나타낸 것이다. 물가지수가 2% 이상 오른 것 또한 2018년 11월(2.0%) 이후 2년 6개월만이다.
국제유가 강세가 지수 상승을 견인했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1분기 배럴당 30달러에 그쳤단 유가는 현재 200% 상승한 60달러에 육박하고 있다.
유가 강세는 공산품 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모습이다. 4월 공산품 물가가 1.6% 상승한 가운데 경유(10.8%)·휘발유(12.8%)·나프타(7.0%) 등 유가가 크게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생산자물가가 대폭 인상된 만큼 소비자물가 또한 뒤이어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각에선 소비자물가가 대폭 상승한 것을 놓고 코로나19로 인한 기저효과도 크다고 분석한다. 코로나19가 한창 확산세였던 지난해 1분기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 정도에 그쳤다. 사회적 거리두기 등의 영향으로 외식 등 서비스 물가가 전반적으로 내린 탓이다.
전문가들은 소비자물가지수 급등이 기저효과와 수요 부족 등의 이유로 일시적인 것이라 판단한다. 인플레이션까지 가기는 힘들 것이라는게 이들의 주된 시각이다.
정규철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전망실장은 “2%가 넘는 물가상승률의 상당부분은 기저효과”라며 “농축수산물이 크게 상승했기 때문에 나온 결과”라고 말했다. 이어 “상승세가 지속되긴 어려울 것”이라며 “3~4분기에는 지금보다 낮은 수준으로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한국은행이 기준으로 제시한 물가안정목표는 2%이다. 전문가들은 올해와 내년 모두 2%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인플레이션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이억원 기획재정부 1차관도 13일 TBS 라디오에 출연해 우리 경기가 과열했다고 진단하기에는 다소 이르다고 판단했다. 이 차관은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 상승과 관련해 “작년 4월이 굉장히 낮아 기저 효과가 있어서 거시적으로 봐야 하는 측면이 있다”며 “미시적으로 일반 국민 입장에서는 생계비와 직결되는데 가장 중요한 품목이 농축산물로 생계비 부담 관리도 굉장히 신경 쓰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농산물의 경우 기록적인 장마와 한파, 조류 인플루엔자(AI) 등이 겹쳐서 올랐다”며 “신작물이 나오면 풀리는 부분이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각에선 인플레이션 기대 심리가 실제 인플레이션을 촉발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수치상 물가 상승률이 높게 나오면 이에 대한 심리를 자극시켜 기업들이 물가를 인상하고 소비자 역시 이를 대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한국은행이 실시한 소비자동향 조사에서 4월 기대인플레이션율은 2.1%로 이미 2%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기대인플레이션은 기업 및 가계 등의 경제주체들이 현재 알고있는 정보를 바탕으로 예상하는 미래의 물가상승률을 뜻한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