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이 효자”…대한항공, 코로나 위기에 실적은 고공행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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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년 5월 14일 16시 39분


보잉 747-8i.(대한항공 제공)
보잉 747-8i.(대한항공 제공)
대한항공이 코로나19 여파 장기화 국면 속에서도 화물수송 분야에서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내며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지난해 2분기부터 4분기 연속 흑자다.

2분기에도 화물사업은 밸리카고(Belly Cargo·여객기 화물수송) 공급 부족 및 해운 물류 적체에 따른 항공 화물 운임 상승 영향으로 호실적 기조를 이어갈 전망이다.

대한항공은 올해 1분기 별도재무제표기준 영업이익이 1245억원으로 흑자전환(지난해 657억원 적자)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14일 공시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1조7498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24% 감소했다. 당기순손실은 지난해 1분기 마이너스 6920억원에서 올해 1분기 288억원으로 6632억원이 개선됐다.

대한항공의 이같은 실적은 시장 전망치를 크게 웃도는 것이다. 이는 국제선 여객수요 급감 상황이 지속된 여건 속에서 화물수송을 극대화했기 때문이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1분기 적자를 기록한 이후 탄력적 대응을 위해 사업 무게추를 여객운송 분야에서 화물수송으로 신속히 전환했다. 이 전략은 적중해 지난해 2분기부터 4분기 연속 흑자를 내고 있다.

구체적으로 지난해 9월부터 국토교통부의 승인을 거쳐 대형 여객기(보잉777-300ER 기종) 중 2대를 화물수송이 가능한 항공기로 개조해 인천발 미국행 화물전용기로 운용하고 있다.

최근엔 수에즈 운하 봉쇄 사태에 따른 물류난으로 긴급 화물이 항공 운송으로 몰리자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운휴 중이던 대형 여객기 보잉 747-8i를 밸리카고 형태로 화물 운송에 투입했다. 보잉 747-8i 투입 효과는 2분기 실적부터 온전히 반영될 전망이다.

반면 글로벌 경쟁 항공사들은 줄줄이 생존 위기를 겪은 데다 국제선 여객수요 급감 상황이 이어지면서 밸리카고(Belly Cargo·여객기 화물수송) 공급은 여전히 절반 이하로 축소된 상황이다. 그 결과 대한항공은 치솟은 항공 화물 운임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팬대믹에 따른 Δ집 꾸미기(가구·인테리어) 유행 Δ반도체·자동차부품 글로벌 수요 증가 Δ해운 운송료 상승 등 요인으로 항공운송 시장 수요가 급증한 점도 대한항공이 호실적을 거둔 배경으로 꼽힌다.

아울러 대한항공은 전사적 차원의 비용절감 노력으로 영업비용도 대폭 줄였다. 지난해 4월부터 전 직원들이 순환 휴업에 돌입하며 허리띠를 졸라맸고, 노동조합도 상황의 심각성에 공감하며 고통분담에 동참했다. 최근엔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차질 없이 진행하기 위한 항공산업 구조개편 작업도 병행 중이다.

대한항공과 증권가는 올해 상반기까지 화물사업 호황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하반기에는 해운운송 정상화 및 코로나19 백신 보급으로 항공화물 운임이 조정될 가능성도 있다.

화이자가 개발한 코로나19 백신 6만여 명분 분량이 26일 인천국제공항 회물터미널에 도착해 관계자들이 백신을 옮기고 있다.  2021.2.26/뉴스1 © News1
화이자가 개발한 코로나19 백신 6만여 명분 분량이 26일 인천국제공항 회물터미널에 도착해 관계자들이 백신을 옮기고 있다. 2021.2.26/뉴스1 © News1
대한항공은 화물노선 운영 노하우를 바탕으로 보유 기재를 유연하게 활용해 타 항공사들의 점진적인 공급 확대 및 해운 물류 수송 개선 등이 예상되는 하반기 시장 변동성에 선제적으로 대처할 계획이다.

여객사업에 대해선 주요 취항국별 입국 제한 정책, 코로나19 백신 접종 추이 등 향후 국제여객 수요 회복에 미치는 요인을 분석해 노선을 탄력적으로 운영할 방침이다. 백신 여권, 트래블버블(비 격리 여행권역) 등 항공여행 환경 변화에도 면밀히 대응할 예정이다.

대한항공은 재무구조 개선 및 유동성 확보도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 기내식사업부 매각, 유상증자 및 차입 등으로 약 3조3500억원의 유동성을 확보했다. 또 올해 3월 실시한 유상증자를 통해 3조3000억원의 자본을 추가로 확충했다. 이에 따라 부채비율은 지난해말 대비 340%p 감소한 294%을 기록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송현동 부지 등 비업무용 자산 매각도 연내 완료해 선제적 유동성 확보와 재무구조 개선 노력을 지속적으로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국토교통부 항공정보포털시스템에 따르면 국내 항공사들은 올해 1분기 총 55만822톤(기내 수화물 제외)의 화물을 수송해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중 대한항공이 36만7621톤, 아시아나항공이 17만3127톤의 화물을 운송했고, 저비용항공사(LCC)도 총 1만여톤의 화물을 운송했다. 이는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09년 이래 최대 실적이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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