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17일 오전 김포 골드라인 장기역에서 9호선 국회의사당역까지 지하철로 출근하며 출근길 혼잡도를 체험하고 있다. (이낙연 의원실 제공) 2021.5.17/뉴스1
당정이 김부선(김포~부천) 대신 서울 여의도 또는 용산을 잇는 새로운 서부권 광역급행철도(GTX-D)노선을 검토하자, 집값안정과 교통불편을 충족할 수 있는 최선책이란 평가와 변수가 많아 실행가능성이 낮다는 주장이 엇갈리고 있다.
강남권 연결만을 고수하는 지역민의 의견과 결국 떼법에 손을 들어줬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낙연 전 대표 “GTX-D 확장 인색해서야”-국토부 “심사숙고”
17일 국회와 정부 관계자 등에 따르면 당정은 김포, 검단지역 주민의 통근 불편을 덜어주기 위해 GTX-D 열차 중 일부를 현재 건설이 추진 중인 GTX-B 노선과 같은 선로를 쓰는 방식으로 여의도나 용산역까지 이용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GTX-D 노선이 B 노선과 선로를 공유하면 김포 시민들은 D노선의 일부 열차를 이용해 환승하지 않고도 여의도나 용산까지 바로 갈 수 있다.
여의도역은 서울지하철 5호선과 9호선으로 환승이 가능하고 향후 신안산선과도 연결될 예정이다. 용산역은 신분당선 연장선이 연결된다. 선로 공유 시 추가로 선로를 설치하는 부담 없이 GTX-D 노선을 서울과 직결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서울 동남권으로도 쉽게 연결할 수 있는 셈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어떤 형식이든 검단·김포시민들의 불만이 높은 ‘김부선’은 수정돼야 한다는 것이 여당의 입장”이라며 “박상혁 의원 등 지역구 의원들도 줄곧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실제 이날 오전 7시 김포골드라인을 탑승해 출퇴근 혼잡을 체험한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에게 전화를 걸어 “4차 국가철도망 계획이라는 것이 시간이 걸리는데, (GTX-D노선 확장을) 인색할 필요가 있느냐”면서 “쉽게 생각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문제는 여의도·용산행 GTX-D노선이 김부선보다 훨씬 많은 조건을 충족시켜야 한다는 점이다.
우선 새로운 GTX-D노선을 확정짓기 위해선 앞으로 선정될 GTX-B노선 민자 사업자와의 협상이 전제돼야 한다. B노선 사업자의 동의가 선행조건이라 각 노선별 사업성 등 이해관계가 틀어질 경우 노선안 자체가 무산될 수 있다.
또 GTX-D노선도 재정사업이 아닌 민간사업자로 선정해야 노선 결정의 자율성이 보장된다. 재정당국이 설정한 재원의 범위 내에서 선정된 양측의 민간사업자의 의견이 합치된 뒤에나 정확한 노선을 확정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노선이 겹칠 경우 수익률 계산 등 복잡한 협의가 많아지는데 아직 협의 주체가 정해지지 않아 현재까진 구체적인 노선계획이 도출되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 안팎에서도 최소 1~2년 이상의 설정과정이 필요하다고 판단한다. 다만 일각에선 GTX-D노선과의 사업 속도를 내기 위해 수정된 GTX-B노선이 민자적격성 심사를 통과하기 어려울 경우 노선을 재정사업과 민자사업으로 나눠서 추진하는 방식도 검토해 속도를 낼 수 있다고 본다.
용산 또는 여의도 연결노선의 실효성도 거론된다. 국회 관계자는 “검단, 김포를 강남과 직결한다는 계획이 발표될 경우 현 시점에선 교통난 해소보다 집값불안을 야기할 수 있다는 의견도 있었다”며 “당정이 서울 도심 연결이란 명분을 확보하고 집값 호재로 소진될 수 있는 가능성을 차단하는 방법을 고심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하지만 당정의 검토안에도 당분간 GTX-D노선을 둘러싼 불씨는 쉽게 사그라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우선 일부 지역주민을 중심으로 최초 제기됐던 강남연결 노선을 고수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한 주민은 “이재명 경기도지사도 중요한 노선을 합의없이 발표한 것에 반발하지 않았냐”며 “애초 강남을 연결하겠다는 제안을 뿌리치고 우회하더니, 또 어렵게 돌아가라는 이야기”라고 지적했다.
한편에선 떼쓰기에 또 밀렸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한 네티즌은 “5년, 10년을 준비하는 철도망 계획을 전체적인 틀이 아닌 특정지역민의 집단민원으로 틀어버리면 앞으로 유사한 사례에서도 ‘떼법’ 우선주의가 판칠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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