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서 ‘테이퍼링’ 첫 언급 나왔다…美증시도 화들짝

  • 동아닷컴
  • 입력 2021년 5월 20일 11시 01분


미국의 통화정책을 관장하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처음으로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논의 시작 가능성을 언급했다.

연준이 19일(현지시간) 공개한 지난달 27~28일 FOMC 회의록에는 “경제가 계속해서 위원회의 목표를 향해 비약적인 진전을 이룬다면 향후 회의에서 자산매입 속도 조정 방안을 논의하는 것이 적절할 수 있다는 많은 참석자들의 의견이 나왔다”고 적혔다.

그간 연준은 테이퍼링 시행 전 시장에 명확한 신호를 주겠다는 입장을 유지해왔다. FOMC 회의록에서 테이퍼링 가능성이 언급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연준이 말한 ‘명확한 신호’는 없었지만, 시장은 테이퍼링 가능성에 대해 예의주시하고 있었다. 미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3년 만에 최고치로 치솟는 등 글로벌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물가가 빠르게 오르면 연준을 비롯한 각국 중앙은행은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기준금리 인상 등 긴축을 도모할 수밖에 없다. 결국 위험자산인 주식 등 자산 가치 하락이 불가피하다. 이에 따라 뉴욕증시는 한동안 불안한 모습을 이어왔다. 이른바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지수(VIX)는 지난 13일 28.93으로 두 달 만에 가장 높은 수준까지 올랐다.

시장은 회의록 내용을 테이퍼링의 첫 신호로 인식한 모양새다. 간밤 미국 뉴욕 증시는 일제히 하락 마감했다. 개장 후 폐장까지 서서히 회복세를 보이긴 했지만, 21.34로 시작한 변동성지수가 한때 25.96(+21.65%)까지 치솟기도 했다.

다만 해당 회의록이 ‘4월 고용동향’ 발표 전 내용이라는 점도 중요하다. 앞서 미 노동부는 7일 정부기관 포함 비농업 사업체에서 새로 생겨난 일자리가 26만6000개라고 발표했다. 평균 100만 개였던 전문가와 시장의 예측을 크게 깨트린 저조한 성적이었다. 또 가계 조사를 통한 실업률도 3월의 6.0%가 6.1%로 늘어났다.

지표 부진은 오히려 주식시장에 호재로 작용했다. 예상보다 일찍 금리가 인상되는 상황에 대한 우려를 덜어준 것이다. 리처드 클라리다 연준 부의장도 ‘4월 고용동향’이 예상치를 크게 하회하자 “아직 테이퍼링을 얘기할 때가 아니다”라고 17일 말했다.

윤우열 동아닷컴 기자 cloudanc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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