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부터 시작된 서학개미 열풍이 올해 1분기에도 지속되면서 우리나라 대외금융자산 규모가 또 다시 역대 최대치를 갈아 치웠다.
21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1년 3월말 국제투자대조표(잠정)’에 따르면 지난 1분기말 기준 대외금융자산은 전분기말 대비 256억달러 증가한 1조9884억달러를 기록했다. 한은이 지난 1994년 통계를 작성한 이래 최대 규모다.
국제투자대조표는 우리나라 거주자가 비거주자에 대해 금융자산과 금융부채를 얼마나 갖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대외금융자산 가운데 증권투자는 7340억달러로 전분기말 대비 283억달러 늘었다. 국내 기관과 개인이 해외 주식·채권으로 갖고 있는 금액이 이 정도라는 의미다. 지난해 코로나19 충격으로 해외 증시가 폭락한 뒤 지난 1분기 해외주식 투자 열풍이 지속되고 주가 역시 상승한 영향이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갖고 있는 국내 주식 가격이 오르고 채권투자 역시 확대되면서 대외금융부채는 전분기말에 비해 129억달러 늘어난 1조5097억달러로 집계됐다. 이 역시 통계 편제 이래 최대치다.
그 결과 순대외금융자산(대외금융자산-대외금융부채)은 전분기말 대비 126억달러 증가한 4787억달러를 나타냈다.
지난 1분기말 기준으로 대외채권과 대외채무도 각각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대외채권은 1조307억달러로 전분기말 대비 29억달러 올랐으며, 대외채무는 5659억달러로 전분기말에 비해 210억달러 증가했다. 이에 따라 순대외채권(대외채권-대외채무)은 4648억달러로 전분기말에 비해 180억달러 감소했다.
한은 관계자는 “대외채권은 단기물을 중심으로 늘었는데 예금 취급기관의 기타자산, 중앙은행의 준비자산 증가 등에 기인한다”며 “예금취급기관의 기타자산의 경우 매입외환이 주를 이루는데, 이는 우리나라 수출 호조로 인해 은행들이 수출 금액을 많이 확대했다는 반증”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대외채무는 국채, 통안채, KP물(국내기업의 해외발행 채권) 등에 대한 외국인의 투자 증가에 기인한다”며 “우리나라 채권이 안전자산으로 평가돼 투자가 증가한 것으로 대외 신인도 측면에서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대외건전성 지표인 준비자산(외환보유액) 대비 단기외채 비율은 37.1%로 전분기말 대비 1.2%포인트(p) 늘었다. 대외채무 대비 단기외채 비중은 29.3%로 전분기말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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