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코인과세 시장개입 신호”… 가격하락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5월 22일 03시 00분


코멘트

[가상화폐 광풍]각국 규제 움직임에 시장 촉각
“가상화폐 제도권 편입 기회” 시각도

미국 중국 유럽 등 세계 주요국들이 가상화폐 시장에 본격적으로 칼을 빼들 조짐을 보이면서 가상화폐 시장은 혼돈에 빠져들고 있다. 한 달 전 8000만 원을 넘어섰던 국내 비트코인 가격이 최근 5000만 원대 안팎까지 미끄러진 가운데 ‘3년 전과 같은 추세적 하락’이라는 우려와 ‘가상화폐의 제도권 편입 기회’라는 시각이 엇갈리고 있다.

21일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 업비트에 따르면 오후 4시 현재 비트코인은 개당 전날보다 3.37% 떨어진 4959만 원대에 거래됐다. 지난달 13일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8035만 원)와 비교하면 38% 이상 폭락했다. 이달 14일 9000억 달러를 넘었던 시가총액 역시 일주일 만에 7500억 달러 선으로 고꾸라졌다. 이더리움, 도지코인도 21일 오후 4시 기준 각각 339만 원대, 480원대에 거래돼 이달 초 고점 대비 34%, 42% 급락했다.

가상화폐 시장의 폭락장은 13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비트코인을 통한 테슬라 결제를 취소한다고 밝히며 시작됐다. 18일 중국 금융당국이 가상화폐 사용 불허 방침을 재확인하면서 낙폭을 더 키웠고 20일(현지 시간) 미국 재무부가 ‘가상화폐 1만 달러(약 1130만 원) 이상을 거래할 때 국세청에 의무적으로 신고해야 한다’는 규제를 내놓으며 시장이 불안감에 휩싸였다.

미 재무부의 이번 규제가 가상화폐 시장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홍기훈 홍익대 경영학과 교수는 “가상화폐 거래 신고 의무화는 가상화폐에 대한 조사와 세금 부과, 소비자 보호의 포석”이라며 “시장을 위축시키는 효과를 낼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국 정부가 가상화폐 시장에 본격적으로 개입할 것이란 얘기도 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20일(현지 시간) “올여름 디지털 달러 도입 논의를 시작한다”고 밝힌 점도 기존 코인의 입지를 위협하고 있다. 디지털 달러가 나오면 민간이 만든 가상화폐의 가치는 상대적으로 떨어지기 쉽기 때문이다.

반면 각국의 규제 움직임이 가상화폐를 제도권으로 편입하는 호기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당국이 가상화폐를 규제해 시장이 투명해지고 코인의 옥석이 가려지면 투자자들이 안정적으로 투자할 수 있을 것이란 얘기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가상화폐에 대한 과세는 장기적으로 가상화폐의 투명성을 높여 시장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해석이 엇갈리는 가운데 투자자들은 갈팡질팡하고 있다. 가상화폐에 투자 중인 대학생 이모 씨(26)는 “각국의 규제 소식에 시장이 흔들리면서 밤잠을 설친다”며 “코인을 다 팔고 나와야 할지, 추가 매수의 기회로 삼을지 고민 중”이라고 전했다.

이상환 payback@donga.com·김자현 기자
#미국#코인과세#시장개입#가격하락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