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정상회담 B·B·C(바이오·배터리·반도체) 협력 가시화]
‘美 원천기술-韓 시공능력’ 손잡아
한국기업 중동-유럽진출 탄력 기대
업계, 탈원전 정책과 엇박자 지적도
한국과 미국이 중동, 유럽 등 제3국 원전 시장에 공동 진출하기로 합의했다. 원전 설계 등 원천기술에 강점을 가진 미국과 원전 시공 능력이 뛰어난 한국이 손잡으면서 원전 수출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원자력산업계는 한미 원자력산업 협력을 환영했지만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과 원전 수출 사업이 엇박자를 낼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23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미국을 방문한 문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21일(현지 시간) 공동성명을 통해 “원전 사업의 공동 참여를 포함해 해외 원전 시장에서 협력을 강화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번 합의를 바탕으로 양국 기업 간의 원자력산업 협력 논의가 구체화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미국이 신규 원전 사업을 싹쓸이하고 있는 중국과 러시아를 견제하기 위해 국제 공조를 강화하고 있어 한국 기업의 해외 원전 사업 진출에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양국은 원전을 제3국에 수출할 때 해당 국가에 ‘국제원자력기구(IAEA) 추가 의정서’ 가입 조건을 내걸기로 합의했다. 추가 의정서는 미신고된 핵시설 등에 대해 IAEA의 사찰 권한을 강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으며 브라질, 사우디아라비아 등 일부 국가가 가입하지 않았다.
이번 합의로 원전업계는 지지부진하던 원전 수출 사업이 다시 활기를 띨 것으로 기대한다. 하지만 국내에서 이미 탈원전이 주요 정책으로 진행되고 있어 미국과의 원전 수출 협력이 힘을 받기 어렵다는 지적도 많다. 주한규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는 “국내에서는 원전이 위험하다며 탈원전을 내세우는 마당에 어느 국가가 한국 원전을 믿고 사겠느냐”며 “신한울 3·4호기 건설 중단으로 관련 기업이 몰락하는 상황부터 막아야 향후 원전 수출도 지속 가능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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