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트폴리오 분산효과 따져야
달러, 장기적 약세 전망 우세
예금보다 투자상품 운용 바람직
유럽 주식형펀드에 우선 투자하고, 亞채권형펀드 등에 분산 추천
Q. 60대 사업가 A 씨는 미국에서 유학하는 자녀에게 매년 학비를 송금하기 위해 달러를 환전해야 한다. 현재 여유자금이 있어 약 60만 달러를 매수할까 고민 중이다. 하지만 최근 1100원 선에 근접했던 원-달러 환율이 다시 상승하면서 매수 시점을 쉽사리 잡지 못하고 있다. 어떤 관점으로 매수를 하면 좋을지, 외화 자산을 어떻게 운용하면 좋을지 궁금하다. A. 영국 스탠다드차타드(SC)그룹 글로벌투자위원회는 향후 12개월간 달러 약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올 하반기(7∼12월) 이후 지난해의 기저효과가 점차 사라지고 미국 이외의 국가들도 백신 접종에 속도를 내면서 세계적인 경기 회복세가 두드러질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이다. 물론 단기적으로는 인플레이션 우려 등으로 인해 달러 강세가 나타날 수 있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약세 전망이 우세하다.
달러 자산에 투자를 할 때는 단순히 원-달러 환율의 움직임만을 고려해선 안 된다. 달러가 갖는 ‘포트폴리오 분산 효과’ 때문이다. 달러는 기본적으로 코스피와 역(―)의 상관관계를 보인다. 국내 주식과 원-달러 환율이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달러는 국내 투자자에게 분산투자 효과가 가장 큰 자산으로 꼽힌다.
국내 주식 시장은 글로벌 경기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특성이 있다. 한국 경제가 중간재 위주의 수출에 의존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글로벌 위험 회피 현상이 나타날 때 국내 주식 시장 역시 약세를 피하기 어렵다. 이 같은 국면에서는 안전자산인 달러에 대한 수요가 증가한다. 실제로 지난해 3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글로벌 위험자산의 가격이 급락하고 코스피가 1,400까지 하락하는 구간에서 원-달러 환율은 1300원 수준까지 상승했다.
당시에 달러를 보유하고 있던 고객은 포트폴리오를 방어하기에 상대적으로 용이했을 것이다. 포트폴리오를 짤 때 자산이나 지역의 다각화만큼이나 통화의 다각화가 중요한 이유다. 국내 주식 비중이 높은 투자자들은 포트폴리오의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달러 자산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
그렇다고 단순히 달러를 ‘보유’만 하고 있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최근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가 1.6% 수준까지 오르는 등 지난해보다 금리가 반등하긴 했으나 여전히 예금 금리로 누릴 수 있는 수익은 매우 제한적이다. 또 최근의 금리 상승은 물가 상승을 반영하고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따라서 달러 자산을 단순히 예금 등 안전자산으로만 운용할 경우 인플레이션을 반영한 실질 수익률이 마이너스로 떨어질 수도 있다. 물가가 오르는 것보다 낮은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달러를 보유할 땐 예금보다 투자 상품으로 운용할 것을 추천한다. 달러로 투자하는 역외 펀드뿐 아니라 해외 채권, 주가연계증권(ELS) 등 다양한 상품에 투자할 수 있다. A 씨의 경우 보유한 달러 여유자금을 유럽 주식형 펀드에 투자할 것을 추천한다. 유럽 주식 시장은 최근 높은 백신 접종률로 주목받고 있다. 영국, 프랑스, 독일 등 주요국의 백신 접종에 속도가 붙었고 재정 부양책 등으로 기업들의 실적 회복세도 가시화된 상태다.
채권 시장에서 밸류에이션(가치평가) 매력이 있는 아시아 채권형 펀드나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를 제공하는 중국 하이일드 펀드(신용도가 낮은 대신 수익률 높은 채권 등에 투자하는 펀드) 등에 나누어 투자하는 것도 좋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