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주택공급 계획이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신규택지로 지정한 주요부지 개발이 해당 지역 주민들의 거센 반발에 부딪히고 있다. 정권 말 레임덕이 주택 공급에서도 그대로 나타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11곳 중 톱3에 드는 핵심부지인 정부과천청사 유휴지 개발 계획이 차질을 빚고 있다. 지난해 발표한 ‘8·4 공급대책’에서 정부과천청사 일대 유휴부지에 4000가구 규모의 주택을 짓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과천시민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고 과천시장에 대한 주민소환 절차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국토부와의 적극적인 의견 교환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과천 청사 앞 유휴 부지에는 ‘과천을 망치려는 자! 똑똑히 지켜보겠다’ 며 “보아라, ‘6만 과천인의 피눈물을’이 적힌 대형 현수막과 개발을 반대하는 붉은색 리본이 달려있다. 정부의 대책 발표 당시 지자체와 사전협의 전혀 이루어 지지 않은 탓에 반대 목소리를 더욱 키우는 빌미를 제공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국토부는 서울 노원구 태릉골프장에 1만 가구를 공급하는 계획에 대해서도 수정을 검토하고 있다. 태릉골프장 부지에 공급하는 주택 규모를 줄이는 대신, 대체 용지를 발굴해 공급 총량에는 차질이 없도록 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당초 올해 상반기 까지 태릉골프장에 대한 교통대책을 마련하고 지구지정까지 마칠 계획이었지만 주민들의 반대로 6개월 연장된 상태다.
그나마 영등포 쪽방촌 정비사업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 현지 주민들의 의견이다. 조재형 영등포 공공주택주민대책위원장은 “통상적으로 재개발할 때 시행사와 주민 간의 반목으로 인해서 사업이 지연 되거나 실질적인 보상 논의가 되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우리는 서로 동등한 입장에서 사업주와 토지 소유주의 협의가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개발 예정지 곳곳에는 개발에 반대하는 현수막이 걸려 있어 상생의 결과가 어떻게 도출 될지는 좀더 지켜봐야 한다는 견해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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